국제 국제일반

美, 이란군 고위 사령관 제거.. 보복공격 가능성에 갈등 확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3 17:44

수정 2020.01.03 18:05

거셈 솔레이마니 소장 폭사 발표
국제 유가는 사망 소식에 급등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가 지난 2015년 3월 이라크 살라후딘주의 탈크사이바에서 벌어진 이슬람국가(IS)와의 교전 최전선에서 장갑차를 향해 걷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가 지난 2015년 3월 이라크 살라후딘주의 탈크사이바에서 벌어진 이슬람국가(IS)와의 교전 최전선에서 장갑차를 향해 걷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
미국 정부가 이라크 영토에서 활동하던 이란군 고위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이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국제 유가는 이란 사령관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급등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새벽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이란의 정치군대인 혁명수비대 소속 거셈 솔레이마니 소장을 폭사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라크 정부에 의하면 시리아에서 출발한 솔레이마니 소장은 바그다드에 도착해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친이란·시아파 민병대 인사들과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활주로를 빠져나갔다. 이때 미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의 지시로 출동한 미군 무인기가 차량 행렬에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고 이라크 언론은 해당 공격으로 솔레이마니 소장을 포함해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익명의 관계자들은 NYT를 통해 실제로 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소장 사망 보도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 말 없이 성조기 이미지 하나를 올려 이번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 암시했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솔레이마니 소장은 이라크와 중동에서 미국 외교관과 군사 요원들을 공격하기 위한 계획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와 그가 이끌던 쿠드스군은 수백명의 미국인과 연합군 요원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으며 그들로 인해 수천명 이상이 다쳤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번 공격은 이란이 꾸미고 있는 미래의 공격 계획을 단념시키기 위한 것이며 미국은 전 세계의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솔레이마니 소장이 지휘했던 쿠드스군은 혁명수비대에서 해외 작전을 지휘하는 분과로 해외 친이란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첩보 활동을 수행한다. 이라크에서는 지난달 27일 키르쿠크 지역의 군 기지에 31발의 로켓이 날아들어 미국 민간인 도급업자 1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친이란 민병대인 카타이브헤즈볼라(KH)를 배후로 지목하고 이틀 뒤 KH 기지를 폭격했으며 지난달 31일에는 KH 공습에 반대하는 친이란·반미 시위대가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에 진입해 이틀간 농성을 벌였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중동 내 무장단체들이 미군을 공격할 기미가 보인다면 선제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3일 성명에서 로켓 공격과 대사관 사태 모두 솔레이마니 소장의 계략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날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내고 "명예로운 이슬람 최고사령관 솔레이마니가 순교했다"고 밝혔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행위가 "국제적인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극도로 위험하고 어리석은 긴장 확대"라며 "미국은 자신들의 불량한 모험주의로 인한 모든 결과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이란이 보복공격에 나설 수 있으며 미국과 갈등이 더욱 크게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공격 사실이 알려지자 장중 각각 4.4%, 4.2%씩 급등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