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세계에선 수니가 다수파다. 세계 무슬림 열 명 중 여덟아홉은 수니파다. 메카·메디나 성지를 둔 사우디아라비아가 종주국이다. 시아는 소수파다. 이란이 종주국이고 이웃 이라크에도 시아파가 7대 3 정도로 많다.
이라크는 좀 묘하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소수 수니파 출신으로 다수 시아파를 억압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이란혁명을 진두지휘한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한때 후세인의 후원 아래 이라크 나자프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나자프는 시아파의 성지로 알리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호메이니가 이라크 내 시아파를 부추기자 후세인은 1978년 그를 프랑스로 추방했다. 이듬해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호메이니가 전권을 장악하자 두 나라는 원수가 됐다. 1980년에 터진 이란·이라크 전쟁은 8년간 지속됐다. 이때만 해도 미국은 후세인 편에 섰다.
그러나 1990년 걸프전, 2003년 이라크전쟁이 터지면서 미국과 이라크는 적이 됐다. 후세인은 생포됐다. 그가 처형당한 뒤 이라크에선 시아파가 득세했다. 현 아딜 압둘마흐디 총리도 친이란 시아파다.
연말 연시 미국과 이란이 한판 붙을 태세다. 이라크 내 미군기지와 대사관이 위협을 받자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인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살해했다. 미국은 후세인을 제거했지만 더 큰 골칫거리를 키웠다. 종교에 종파까지 뒤섞인 중동 사태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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