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온라인 사업은 가장 큰 숙제입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년에는 온라인에서 1조원 매출을 달성하겠습니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말에는 온라인 사업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 오프라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온라인 시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을 위해 할인을 남발하다가는 적자만 볼 수 있어 무턱대고 투자하기도 어려운 시장이다.
고심 끝에 그는 "다소 속도가 느리더라도, 적자 보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도록 하겠다"며 "함께 할 20년을 고민해서 계속 존경받는 기업,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겠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내년 온라인서 1조 매출 올릴 것"
이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온라인 사업'이다. 오프라인 시장의 성장이 정체한 가운데 온라인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 국내 가전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10조8000억원으로 35.9%에 달한다. 지난 2015년 시장 규모가 8조2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년 동안 9.6%나 커졌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같은 기간 22조2000억원에서 19조3000억원으로 4.6% 역성장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14년 온라인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2018년 매출이 41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5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 비중도 8.7%까지 커졌다.
이 대표는 온라인 매출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올해 8000억원, 내년 1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금 온라인 시장은 비약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며 "오프라인은 어렵지만, 온라인은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하게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2021년정도 되면 온라인으로 1조 매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매출 증가를 위해 적자를 내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실속 없이 덩치만 키우는 영업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온라인 확대한다고 적자 폭이 늘면 감당할 수 없게 된다"며 "누구에게도 이익이 안 되는 온라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또 "롯데하이마트의 속도는 느리지만, 적자 보지 않고 안정적 성장하고 있다"며 "내년에 1조원 매출을 달성하면 중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온라인 시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하이마트가 온라인 시장에서도 적자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직매입 구조 덕이다. 그는 "다른 곳에 있는 물건을 가져다 팔면 이익구조가 좋을 수 없다"며 "판관비를 고려하면 팔수록 적자가 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이마트는 매출의 95%가 직매입"이라며 "물건을 현금으로 주고 가져와서 현금을 받고 파는 회사기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마진이 높고, 질 좋은 상품의 판매를 늘리겠다"고도 강조했다.
◇"오프라인 통·폐합, 직원 동의가 먼저"
온라인 사업으로 올해 롯데하이마트는 11개점포를 폐점하고, 32개 점포는 통합·이전할 예정이다.
다만 이 대표는 "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현 상황에 대해 "굉장히 어렵고, 노력해도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도 "함께하는 스텝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폐합은 직원들과 합의해서 할 것"이라며 "직원 피해를 담보로 하는 것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꼼꼼히 따져서 하겠다"고 못 박았다. 또 "계속기업의 원칙이라는 말의 엄정한 의미 잘 알고 있다"며 "염려 안 하도록 최선 다해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돌파구는 온라인과의 융합과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은 영원한 숙제"라며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 고민한 것이 옴니스토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에 40개 정도 운영 중인 옴니스토어를 80개 정도로 확대 운영할 것"이라며 시너지를 기대했다.
고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체험형 마케팅에 대해서는 "지루하고 어렵다"면서도 "노력해서 진정성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디지털프라자'나 '엘지베스트샵'과 같은 브랜드 업체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에게 큰 자극이 되고, 경쟁이 되기도 한다"며 "경쟁사가 있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이나 소비자, 회사를 위해 더 좋다"고 평가했다.
또 "경쟁사의 발전은 우리가 발전할 동기를 만들어 준다"며 "경쟁사가 잘하는 것은 우리가 벤치마킹해 더 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전문 브랜드 매장과 달리 여러 브랜드 상품을 한데 모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하이마트의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고객 모을 메가스토어 키운다"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메가스토어' 잠실점을 선보인다. 전체 면적 7431㎡로, 국내 최대 규모의 가전 매장이다.
메가스토어에서는 프리미엄 전자제품들을 즐겁게 체험하고, 휴식과 문화생활도 만끽할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 즐기면서 머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매장인 셈이다.
이 대표는 "롯데하이마트가 지향하는 '홈 앤 라이프스타일 리테일러(Home & Lifestyle Retailer)'의 모습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고객에게 즐거운 체험과 함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목표 매출에 대해서는 "잠실점의 연간 매출은 550억원 정도"였다며 메가스토어에서는 "1200억원 정도를 팔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가장 좋은 공간에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액티비티 공간도 늘렸다"고 설명했다. "매출에 도움이 안 되는 시도들"이라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날 구내식당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1시 40분쯤 황각규 부회장, 강희태 유통BU 부회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 등과 함께 메가스토어에 깜짝 방문해 20분간 매장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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