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누구나 슈퍼리치가 될 수 있는..콘텐츠가 전부인 세상이 왔다[Weekend Book]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0 04:00

수정 2020.01.10 04:00

넷플릭스, 석달새 가입자 300만명 유입
구글, 닷새 만에 시가총액 275조원 증가
모든것은 콘텐츠의 힘이다
콘텐츠가 전부다 (노가영/미래의창)
콘텐츠가 전부다 (노가영/미래의창)
콘텐츠가 전부다 (노가영/미래의창)
오늘의 넷플릭스를 만든 것은 '하우스 오브 카드'였다. 유튜브가 명실공히 글로벌 미디어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유튜브 최초의 1억 뷰 콘텐츠로 기록된 싸이의 '강남 스타일', 그리고 전 세계 수억 명이 동시에 시청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과 같은 몇몇 흥행 콘텐츠 덕분이었다.

알파고 대국 생중계 이후 닷새 만에 구글 시가총액은 우리 돈으로 무려 275조 원이 늘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하우스 오브 카드'는 3개월 만에 새로운 가입자 300만 명을 끌어들였다. 끊임없는 적자 소문 속에서도 넷플릭스가 매년 조 단위의 돈을 오리지널 제작에 쏟아 붓는 이유다.

플랫폼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던 것이 바로 얼마 전이었다.
플랫폼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플랫폼에 콘텐츠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그동안 거대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기 위해서는 경쟁을 하고 비싼 돈을 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콘텐츠를 구하기 위해 플랫폼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심지어 직접 만들기까지 한다. 그래서 나온 게 '오리지널'이다. 나만의 콘텐츠가 없다면 이제 플랫폼은 무용지물인 시대다.

그렇다면 지금 콘텐츠는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질까. 예전 방송국과 신문사와 같은 레거시 미디어가 거액의 자본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자기들의 채널을 통해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이제 누구나 자기만의 방송국을 가지고 자기만의 언론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요즘 사람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고품격 다큐보다 '우리 같이 준비해요'라며 자신의 일상을 올리는 평범한 여대생의 브이로그에 더 빠져든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시사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켜는 시간은 37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튜브를 통해 시청하는 시간은 거기에서 딱 1분 못 미치는 36분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이 수치는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시사 유튜브 채널은 나날이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유튜브 열정페이'에 몸을 던진다. 천하제일 미디어, 유튜브 제국을 지탱시키는 것은 바로 99%를 차지하고 있는 개미 유튜버들인 셈이다.

인스타그램이 검색에서 구글을 추월한 것도 사용자들의 창의적인 해시태그가 차곡차곡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한국에 들어온 블루보틀이 궁금하면 이제 유튜브나 구글, 네이버가 아니라 인스타그램으로 검색한다. 블루보틀과 관련된 수많은 해시태그를 통해 내가 가장 궁금한 것들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그저 내 일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거나 자랑하기 위해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던 인스타그램은 이제 검색과 커머스 기능까지 겸비한 생활 포털로 자리 잡았다. 이 모든 것이 10억 넘는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시시콜콜한 콘텐츠에 기반하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고, 콘텐츠를 즐기고 소비하는 모든 행위가 어느 일방이 아닌 인터랙션으로 일어나고 있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스타가 될 수 있으며 수퍼리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개인과 거대 자본의 빅딜이 가능해진 시대인 것이다. 콘텐츠가 먼저인지 플랫폼이 먼저인지 따지는 것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처럼 무의미하다.
군집의 힘이 더 센지, 한 방의 힘이 더 센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의 콘텐츠가 플랫폼을 뒤흔들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콘텐츠가 전부인 세상인 것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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