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봉 옴부즈만 "부처 규제 30%줄인다…'규제개혁 성적표'도 공개"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올해 안에 정부부처의 규제혁신율을 30%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 2주년을 맞는 2월에는 '부처별 규제혁신 성적표'를 발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옴부즈만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온 나라에서 '규제혁신' 바람이 불었지만 여전히 규제혁신율은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대면협의(對面協議)를 강화해 올해까지 규제를 30% 이상 혁신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부처별 규제혁신 실태를 조사해 2월쯤 발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의 '마지막 보루' 기관으로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문 보내도 수용률 10% 그쳐…대면협의 강화해 30% 높일 것"
"환경이나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규제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관계 부처에 공문을 보내도 수용률이 10% 수준에 그칩니다. 참 속상하죠"
박 옴부즈만은 "지난 한 해 괄목할만한 규제개혁 성과가 있었다"고 운을 떼면서도 "여전히 각 정부 부처의 규제개혁 수용률이 10% 수준에 머무는 점 안타까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옴부즈만(ombudsman)은 글자 그대로 정부와 공공기관의 중소·중견기업 관련 정책을 감시하고 기업이 부당한 피해를 입으면 시정과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독립 정부기관이다. 국무총리가 직접 중소기업 옴부즈만을 위촉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단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부처 차관급에 해당하지만, 기업의 편에 서서 정부의 행정 비효율을 잡아내고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업무를 맡기 때문에 각 부처의 '기피 대상 1호' 일 수밖에 없다.
박 옴부즈만은 "부처와 직접 만나는 '대면협의'로 규제 완화를 요청하면 30% 정도는 수용이 되는데 아무래도 우리를 껄끄러워하는지 대면협의 하기가 어렵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하는 수 없이 공문협의로 문서를 보내면 수용률이 10% 아래로 뚝 떨어진다.
그는 "정부는 환경과 안전을 이유로 규제를 잘 풀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사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환경·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유가 많다"며 "조달시장은 중소기업에 매우 큰 시장인데, 물가상승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10년 전 가격으로 단가를 책정하거나, 5년 전 인건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나타나곤 한다"고 지적했다.
박 옴부즈만이 지난해 뜯어고친 '김포공항 개인 전용기 이중 출입심사제도'가 대표적이다. 박 옴부즈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개인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입국한 사람은 국내선으로 갈아타기 전에 반드시 수하물 검사와 출입국 심사를 거쳐야 했다.
박 옴부즈만은 "김포공항 개인 전용기 착륙장은 오른쪽 끝에 있는데, 국내선을 타려면 짐을 공항 왼쪽 끝까지 옮긴 뒤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전용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명망 높은 기업인인 경우가 많은데,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비효율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관세청과 국토부, 법무부와 수차례 협의를 거쳐 이제는 개인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착륙하면 짐을 내리지 않고 원스톱으로 국내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박 옴부즈만은 "연대보증폐지를 소급적용해 스타트업 창업률을 높이고 소상공인 은행 이자를 낮추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올해에는 대면협의를 대폭 강화해 규제를 30% 이상까지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개혁 농식품부·산림청 꼴찌…"2월 실태조사 결과 발표 고려"
"옴부즈만에는 각 부처에서 온 공무원들이 약 20명 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지부, 산자부, 공정위 등은 아직 공무원 파견을 하지 않습니다. 파견 공무원이 없으면 협의도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죠"
규제혁신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인 '부처 간 핑퐁 게임'도 해결 과제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각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으로 조직을 구성해야 하지만, 인력 파견 여부는 부처마다 제각각이다.
이렇다보니 옴부즈만이 문제점을 지적해도 '소관법이 아니다', '규정상 어쩔 수 없다'며 책임을 미루는 '핑퐁 게임' 현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옴부즈만에 '자기 식구'가 있으면 소통이 원활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협조 공문을 보내도 하세월이다. 옴부즈만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발굴한 745건의 규제 애로 중 해결된 것은 절반(50.8%) 수준인 379건에 그쳤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규제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부처는 국토교통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순이다. 반면 가장 규제개혁에 소극적인 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으로 나타났다.
당장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은 부처도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3곳이나 된다. 모두 중소·중견기업과 밀접한 업무 연관성이 있는 부처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오는 2월 각 부처와 공공기관의 규제개혁 성적표를 공개하는 '강수'를 고려 중이다. 박 옴부즈만은 "2월까지 부처의 규제개혁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적극행정 공무원을 찾아 상을 주는 것도 추진해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