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식재산권 체질 개선하는 한해 돼야

국민적 공분 산 '펭수 상표권'
변리사 직업윤리에도 치명타
'펭수법'이 자정노력 이끌 것

연초부터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이슈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바로 '펭수'의 상표권과 관련한 논란이다. 지난해 긍정의 아이콘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아 온 '펭수'의 상표권을 실제 사용자가 아닌 엉뚱한 일반인이 소유하려하자 문제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표권 출원을 대리한 변리사에게도 직업윤리와 관련한 따가운 눈총이 이어졌다. 국민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각종 언론과 매스컴들은 앞 다퉈 이를 보도했고 국민들은 사태의 진행을 예의주시했다. 온라인 등에서는 어느새 상표권의 출원과 심사 과정, 심지어 관련 법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실제로 특허청이 이와 관련한 주제로 진행한 자체 유튜브 방송은 조회수가 방송 시작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 조차 별 관심을 끌지 못했던 상표권이 이번 일로 일반 국민들에게도 성큼 다가 선 느낌이다. 이처럼 지식재산권은 더 이상 특정 분야나 전문가만의 관심사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과 함께 호흡하고 우리 삶의 일부분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한 개인 미디어의 발달과 정보의 홍수 시대에서는 국경을 초월하는 지식재산이 국가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

이런 이유로 특허 출원 등을 대리하는 변리사 역시 공공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펭수 사태와 같이 지식재산의 권리화가 단순히 개인의 재산을 지키는 것에 앞서 사회 정의와 공익의 목적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변리사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출원을 대리한 변리사를 자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직업윤리 강화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사실 펭수 사태 이전에 국회에는 변리사의 직업윤리와 직무공공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우원식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돼 계류중이다. 여기엔 변리사회에 의한 등록과 징계 강화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만약 이 같은 내용의 일명 '펭수법'이 좀 더 일찍 논의되고 통과됐다면 변리사들이 엄격한 자정 역할로 이번 사태가 미연에 방지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동안 지식재산과 관련한 우리 정부와 국회의 태도는 늘 이런 식이었다. 지식재산을 통한 혁신 성장을 외치는 민간의 목소리는 메아리로 그쳤다. 그 결과 한해 20조원이라는 막대한 연구개발(R&D) 예산에도 불구하고 연구결과가 질 좋은 강한 특허로 이어지지 못했다.

계기야 어찌됐건 연초부터 지식재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올해는 우리나라의 지식재산 체질을 개선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을 국가 경쟁력의 수단으로 삼기 위해선 펭수법을 포함한 관련 법 제도가 제대로 정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강력한 지식재산정책 거버넌스를 통해 지식재산의 창출과 활용, 보호의 선순환 생태계를 마련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줘야 한다. 국회와 정치권 역시 정쟁이나 표심에 휘둘리지 말고 진정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법제도의 개선과 도입을 위해선 앞서 '펭수법'과 같은 법안에 대해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정책 수립에 변리사와 같은 민간 전문가의 참여를 더욱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 행정부는 물론 국회나 청와대에 지식재산 전문가 하나 없는 우리 현실에서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침 올해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선거라는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물론 각 정당 역시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지식재산 체질 개선을 위한 인재 영입과 공약이 필요하다. 지식재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올해, 지식재산 강국 실현위한 민간전문가들의 참여 확대와 이를 통한 혁신 성장의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오세중 대한변리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