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르포]사운드 혁신 이끄는 '음향 장인들'…美 삼성전자 오디오랩에 가다

뉴스1

입력 2020.01.13 11:00

수정 2020.01.13 11:30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에서 만난 앨런 드밴티어(Allan Devantier) 상무가 음향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에서 만난 앨런 드밴티어(Allan Devantier) 상무가 음향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에서 만난 앨런 드밴티어(Allan Devantier)를 비롯한 오디오랩 직원들. 음향전문가이자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하는 뮤지션인 직원이 8명이나 된다고 드밴티어 상무는 설명했다. © 뉴스1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에서 만난 앨런 드밴티어(Allan Devantier)를 비롯한 오디오랩 직원들. 음향전문가이자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하는 뮤지션인 직원이 8명이나 된다고 드밴티어 상무는 설명했다. © 뉴스1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의 무반향실.100% 소리를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 뉴스1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의 무반향실.100% 소리를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 뉴스1


지난 9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 약 1600㎡(484평) 규모의 공간에 무향실(Anechoic Chambers), 청음실(Listening Rooms) 등의 응용연구실을 갖추고 있으며, 20여 명의 오디오 관련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 약 1600㎡(484평) 규모의 공간에 무향실(Anechoic Chambers), 청음실(Listening Rooms) 등의 응용연구실을 갖추고 있으며, 20여 명의 오디오 관련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뉴스1

(로스앤젤레스=뉴스1) 류정민 기자 = "삼성 오디오랩에서는 음향 엔지니어와 뮤지션이 함께 일합니다. 우리는 더 좋은 음향 구현을 목표로 하고 음악을 사랑한다는 공통의 목표점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Valencia)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 로스앤젤레스(LA) 중심부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오디오랩은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산하 음향 기술 전문 연구소이다.

삼성전자 오디오랩은 '삼성 사운드 기술의 산실'로 불린다. 약 1600㎡(484평) 규모의 공간에 무향실(Anechoic Chambers), 청음실(Listening Rooms) 등의 응용연구실을 갖추고 있으며, 20여 명의 오디오 관련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의 사운드 혁신을 이끄는 음향 전문가들

이곳에서 만난 앨런 드밴티어(Allan Devantier) 상무는 삼성전자의 QLED-8K TV 등 주요 제품의 음향 기술 향상을 위한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위치에 있다. 엔지니어라기보다는 예술가와도 같은 섬세한 몸짓과 표정으로 취재진과 마주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20여 명의 오디오 관련 전문 인력 중 절반 이상은 음향 관련 석박사 학위를 갖추고 있으며, 8명은 엔지니어인 동시에 현재도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드밴티어 상무는 "음반을 몇 장 낸 직원도 있고, 지금도 공연하는 직원들도 있다. 지난 연말에도 연구소에서 함께 공연하며 시간을 함께 보냈다"라며 직원 간의 친밀한 관계를 소개했다.

이들이 모인 삼성 오디오랩이 개발에 참여한 첫 제품은 지난 2015년 CES에서 공개한 '무지향성 무선 360오디오'다. 해당 제품은 어떤 공간에 위치하더라도 360도 전방위 입체음향을 구현하고,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오디오 시장 트렌드를 이끌었다.

다음 제품은 사운드바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4K 화질에 걸맞은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서라운드 사운드 경험을 가정에서 구현하는 것은 먼 미래로 보였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상향 스피커를 본체 및 별도 분리형의 후방 스피커에 내재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바를 개발함으로써, 누구나 가정에서 손쉽게 상하좌우에서 쏟아지는 듯한 멀티채널 사운드를 구현했다.

삼성전자의 2019년 프리미엄 사운드바인 HW-90R은 포켓 린트(Pocket-lint), 테크레이더(Techradar), 트러스티드 리뷰(Trusted Review), AV 포럼스(AV Forums) 등에서 만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삼성 오디오랩은 다수의 음향 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오디오랩의 논문 3편이 오디오 음향 협회가 선정한 2019년 톱(Top) 10 논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100% 소리 흡수 무반향실서 성능 개선 위한 세세한 차이 잡아

삼성전자의 오디오랩의 무반향실(Chamber)은 소리 흡수에 탁월한 기능을 하는 삼각기둥 형태의 유리섬유로 벽을 만들었다. 외부의 소리는 100% 차단된 채 내부의 소리를 거의 100%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는 이 무반향실을 제품에 적용된 음향 시스템의 세밀한 차이를 잡아내고 개선책을 찾아내는 데 활용한다.

이곳에는 무반향 외에도 블라인드 테스트실, 파티 오디오실 등을 구비하고 제품과 설치된 환경 등에 따른 소리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2020년형 QLED 8K에 적용된 사운드 관련 신기술에도 오디오랩의 연구 성과가 그대로 적용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0년형 QLED 8K 신제품은 화질뿐 아니라 사운드에서도 의미 있는 진일보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화면이 대형화될수록 소비자는 생생한 영상과 더불어 이에 어울리는 웅장한 사운드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선보인 'OTS+'(Object Tracking Sound Plus)는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사운드가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움직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TV만으로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구현이 가능해져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 등 화면에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기존 화면 하단 좌/우에 있던 스피커 외에도 상단에 추가적인 좌/우 스피커를 배치했고, 특히 8K 제품에는 화면 측면에까지 좌/우 스피커를 탑재해 총 6개의 내장된 스피커를 완벽하게 제어하는 사운드 기술을 적용했다.

OTS 기술은 '딥러닝 AI'를 활용해 재생 중인 콘텐츠의 장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3D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어떤 사운드가 입력돼도 스테레오와 5.1 채널 등으로 입체감 있는 최적의 멀티채널 사운드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TV와 사운드바를 연결해 사용할 때, TV와 사운드바의 스피커를 모두 활용해 최적의 사운드를 찾아주는 'Q-심포니'(Q-Symphony) 기능도 새롭게 선보였다. OTS를 통해 TV 스피커만을 통해서도 입체 사운드를 즐길 수 있지만, 사운드바와 함께라면 더 좋은 사운드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 삼성 TV와 사운드바만이 제공할 수 있는 Q 심포니이다.

일반적인 사운드바는 TV와 연결되면 TV 소리를 없애고 사운드바만으로 소리를 재생하지만, 2020년형 삼성 QLED TV에 사운드바를 연결하면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TV 스피커와 사운드바가 동시에 소리를 재생한다. TV 상단에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풍부한 서라운드 음향을 재생해 주고, 사운드바를 통해서는 멀티채널 사운드와 강력한 저음을 재생한다. 해당 기술은 HW-Q800T와 컴비네이션으로 2020년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주위 소음을 인식해 영상 속 화자의 목소리 볼륨을 조정하는 'AVA'(Active Voice Amplifier)도 선보였다. 이는 지난해에 선보인 AI를 활용한 콘텐츠 상황에 따른 장면별 자동 음향 설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기술이다. AVA는 TV를 시청 중인 공간의 환경을 인지, 분석해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하는 기능을 선보인다.

AVA를 적용한 2020년형 QLED는 사운드 센서를 통해 영상의 소리를 자동으로 해당 공간에 최적화해줄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주변 소음까지 고려한다.
예를 들어 영화 콘텐츠 시청 중에 믹서기가 동작하면 소리가 들리지 않아 이야기의 흐름이 끊길 수 있다.

AVA 기능을 켠 상태에서는 믹서기가 동작할 때도 대사가 더욱 또렷이 들리도록 해 소음과 상관없이 어떠한 환경에서도 끊김 없는 QLED만의 새로운 시청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드밴티어 상무는 "삼성 오디오랩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음향 기술 선도는 물론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TV 사운드 기술과 오디오 제품 간의 시너지를 통해 삼성전자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