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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30대 ‘젊은피’ 뭉쳐… 골프장 인수협상도 ‘나이스샷’ [IB하우스 탐방]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4 17:39

수정 2020.01.14 17:39

삼정KPMG 골프팀
‘파가니카CC’ 자문 맡아 실적개선
"1년간 매달 현장 방문해 점검"
홀당 50억 강원지역 최고가 매각
골프장+레저 복합모델 제주에 추진
2022년 베트남시장 진출도 준비중
삼정KPMG 골프자문팀 심재훈 이사, 정진엽 차장, 남준식 과장, 오예빈 과장(오른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정KPMG 골프자문팀 심재훈 이사, 정진엽 차장, 남준식 과장, 오예빈 과장(오른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골프장 인수·합병(M&A)의 주역 삼정KPMG 골프팀의 평균 연령은 30대 중반이다. 골프 대중화로 연령대는 젊어졌지만 딜(거래) 어드바이저리(자문)업계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골프장 오너(주인)의 연령이 높은 경우가 많아 "젊은 피들이 협상을 잘 이끌어낼 수 있겠냐"는 눈총을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삼정KPMG 골프팀은 파가니카CC 매각(950억원)으로 이 같은 우려를 단박에 씻어냈다.
홀당 약 50억원으로 강원도 최고 거래가격으로 자문에 성공했다. 인근 골프장의 거래가격이 홀당 30억원대에 불과한 가운데 나온 성과여서 더 주목을 받는다.

■채권자 설득, 물건분석까지 '팀플레이'

삼정KPMG 골프팀은 딜의 발굴에서 채권자 설득, 물건 분석까지 철저한 '팀 플레이'를 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총괄을 맡은 심재훈 이사(39)를 필두로, 정진엽 차장(37)의 딜 발굴 및 결단력, 남준식 과장(32)의 채권자 설득, 오예빈 과장(28)의 물건분석이 만나 하모니를 이뤘다.

지난 2015년 현재 골프팀이 만들어진 후 3년 간의 노력 끝에 얻은 과실이 파가니카CC 매각이다. '실적 개선 후 매각'으로 전 과정에 관여했다. 2016년 영업개선 자문을 통해 조정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를 대우건설 인수 전(2015년) -27%에서 54%로 높였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69억원에서 39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심 이사는 "파가니카CC는 2단계 자문계약 후 1년간 현장을 매달 방문해 컨설팅 내용대로 수행되는 지를 확인했다"며 "긍정적인 숫자가 나오면서 매각자문에 나섰다. 강원 도내 골프장이 홀당 평균 34억~36억원으로 거래됐으나 이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50억원 이상)으로 거래를 성공시켰다"고 소개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파가니카CC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뀐 탓이다. 정 차장은 "실사를 두 달간 진행하다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었지만 곧바로 매도자와 고객사 내부의 의사결정에 대한 이해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림건설에 2300억원에 매각된 일송개발(레이크힐스 용인·안성) 프로젝트도 삼정KPMG 골프팀의 역할이 컸다. 국내 최초 골프장 자율구조조정(ARS)와 국내 골프장 최대 DIP(신규자금대여) 파이낸싱 유치다. 레이크힐스 용인 회원권 100% 변제를 이끌어내면서 시장에서 골프회원권 가격이 15~20% 오르기도 했다.

남 과장은 "관계인집회 설명 때 마이크도 뺏기고 욕설도 듣지만 채권자들의 고충을 개별적으로 만나 많이 들으려고 했다"며 "법정관리 제도를 이용한 회생은 골프장 이외 사이드로 발전시킬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제주에 '골프+레저' 모델 도입 추진

삼정KPMG 골프팀의 새해 꿈은 제주에 골프장과 레저를 합친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다. 제주도 내 3~4개 골프장을 인수·합병(M&A)하고, 여행사와 협력해 복합상품을 내놓으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골프장 영업개선 및 M&A 자문을 넘어 '산업'으로서 가치를 부여하는 셈이다.

심 이사는 "제주도 골프장은 대부분 수도권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 분양권 등은 20여년 전 수준에 멈춰 있다"며 "오피스, 빌리지 등과 연계하는 영업상품을 만들면 새로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2~3개 프로젝트를 몇몇 공제회들과 협력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여수에 복합리조트 단지를 만드는 것처럼 제주에 제대로 된 '레저'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베트남도 새로운 사업모델로 기대하는 곳이다. 오는 2022년 진출을 목표로 케이스 스터디를 벌이고 있다. 심 이사는 "베트남 내 골프장 관련 내부 수요는 50%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사회주의국가인 만큼 보유한 지상권에 자산을 품어 영업권을 파는 사업이 주가 될 것이다.
여행사와 재무적투자자(FI) 등 종합적인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정KPMG 골프팀은 심 이사가 2015년 1월 삼정KPMG에 합류하면서 출범했다.
지난해 파가니카CC를 비롯해 레이크힐스 용인·안성, 골프장 담보 부실채권(NPL), 마운트나인 사업부지 매각 및 레이크힐스경남의 재무구조 개선을 자문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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