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영화 '기생충'에서 배우는 혁신

"우리는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이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후 밝힌 소감이다.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이 '1인치 자막의 벽'을 뛰어넘어 감동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게 봉 감독의 지론이다. 이런 혁신적 발상과 도전정신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영화가 세계 영화시장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는 평가다.

주제를 영화에서 일자리로 돌려보자.

우리나라의 일자리 상황은 전통적인 산업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악화일로에 있다. 실제 최근 발표된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호전된 고용지표와는 별개로 제조업과 40대의 일자리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특히 40대에게 요구되는 양질의 일자리는 민간에서 공급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오래전부터 모든 전문가들은 경제체질이 개혁되지 않으면 일자리 위기가 올 것임을 지적했다. 언제나 그렇듯 나쁜 예고는 틀리는 법이 없다. 벌써 변화의 충격은 성큼 다가왔다. 일자리 창출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대기업 주도의 전통적인 경제를 뛰어넘어 창업을 통한 혁신경제로의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하루빨리 우수한 인재들이 좌절하지 않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우리 사회가 만들어줘야 한다.

즉 전통경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경제라는 장을 활짝 열어줘야한다. '혁신'이 우리 경제의 공용어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혁신경제로 전환을 위해 추진돼야 하는 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로 '실패를 용인하는 창업지원 시스템' 구축을 꼽고 싶다. 멀리 미국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경험적으로 실패와 좌절을 통해 인간의 지혜가 축적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창업 지원정책에는 실패 용인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 실패의 경험이 성공의 자산으로 인정되지 않고 불량자로 낙인 찍히는 사회시스템이 팽배하다. 실패 경험을 자산으로 인정하는 평가시스템이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

둘째로, 창업생태계의 역동성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대출개념의 창업지원 시스템이 투자개념의 창업금융 시스템으로 전환돼야 한다. 현재 각종 공적 펀드와 신용보증기금, 금융기관 등이 담보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정책 주도하의 담보대출 환경 속에서 창업생태계의 활성화는 분명 한계가 있다. 정부가 과감하게 투자개념으로 창업금융시스템 혁신이 시급한 이유다.

끝으로 전 세계가 '혁신'이라는 하나의 언어로 경제에 역동성을 유도하고, 그 역동성은 일자리 창출로 선순환되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만이 반혁신적 사고에 얽매여 있는 모습이다. 아직도 '혁신'을 외국어쯤으로 치부하는 모양새다.
이래선 안된다.

이젠 최고의 인재들이 아이디어와 열정을 무기로 앞다퉈 창업이라는 방아쇠를 과감하게 당길 수 있는 혁신경제 국가로 전환할 때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전종학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