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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소주에 호텔·면세점사업도 진출…‘핫플’이 된 제주 [현장클릭]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0 09:53

수정 2020.05.11 10:01

정용진 부회장 신년사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
내년 말 중문단지 내 조선호텔 개장…신라·롯데와 3강 구도
신제주에 면세점 진출 채비…면세점 빅3 제주대전 치르나? 
신세계, 소주에 호텔·면세점사업도 진출…‘핫플’이 된 제주 [현장클릭]

[제주=좌승훈 기자] 신세계그룹에게 최근 제주도는 ‘핫 플레이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올해 신년사를 놓고 보면 제주도는 기회의 땅이다. 정 부회장은 “불경기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일 뿐, 기회가 아예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다”며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제주지역 주사업장인 이마트 제주점·신제주점·서귀포점 외에 관광서비스업 분야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2016년 12월 ㈜제주소주를 인수해 ‘푸른밤’소주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서귀포시 중문단지에 있는 옛 제주켄싱턴호텔 운영사업자로 계열사인 조선호텔이 선정됐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이 호텔을 이지스자산운용으로부터 20년 동안 임차했다.
현재 옛 제주켄싱턴호텔은 전면 개보수공사와 함께 인근 상록호텔 부지를 활용해 호텔 신축도 진행 중이다. 내년 말 신축 호텔 준공과 함께 켄싱턴호텔 리모델링 작업이 마무리돼 5성급 조선호텔로 탈바꿈하게 되면, 중문관광단지 내 특급호텔 대명사인 기존 제주신라호텔(429실)·롯데호텔제주(500실)와 빅3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21개 객실을 운용하던 켄싱턴호텔 외에 신축호텔까지 연계 운영함으로써, 객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상록호텔 부지에는 40실 규모의 풀빌라 형태 리조트가 들어설 계획이어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제주에서 운영하는 첫 호텔인 만큼, 신세계만의 정체성을 얼마나 담아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은 또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첫 행정절차인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시 연동 소재 뉴크라운호텔 부지에 대형 면세점을 지을 계획이다. 지상 7층(연면적 1만9978㎡)·지하 7층(1만8226㎡) 총 3만8205㎡ 규모로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면세점 면적은 1만5400㎡다. 제주지역에서 이미 문을 연 롯데와 신라면세점보다 2배 이상 큰 면적이다.

면세사업은 정부의 특허 사업으로 특허권 입찰을 통해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제주지역은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늘면서 대기업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요건도 충족된 상태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정부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 지역에 제주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제주에 진출하게 되면 제주시내에는 기존 신라·롯데면세점과 함께 3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수 당시부터 ‘정용진 소주’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신세계그룹의 주요 신사업으로 꼽히는 제주소주 ‘푸른밤’는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손실이 확대되면서 모기업인 이마트에서 2016년 이래 총 5차례에 걸쳐 유상증자 방식으로 570억원을 출자했다.

제주소주는 결국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지난해 10월 제주 이미지를 한층 강조한 디자인과 레시피를 새롭게 선보이며 재도약에 나섰다. 전국소주인지, 지역소주인지 기존의 애매한 포지셔닝을 제주도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제주소주는 이에 따라 기존의 낮은 도수의 '짧은밤(16.9도)', 높은 도수의 '긴밤(20.1도)'의 구분을 없애고 푸른밤으로 통합했다. 다만, 기존의 고도주를 선호하는 고객을 위해 ‘긴밤’은 ‘지픈맛’(20도)으로 변경하여 출시했다.
‘지픈’은 ‘깊다’는 뜻을 가진 ‘제주어’다. 제품명에 제주어를 사용함으로써 향토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는 정 부회장이 “많은 걸 어중간하게 잘 하는 것보다 각 사별로 본연의 경쟁력, 즉 ‘MUST-HAVE’ 역량을 확실히 선점하라”고 밝힌 올해 신년사와도 맥을 같이한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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