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WP,폼페이오·에스퍼 공동기고문 강력 비판…"동맹을 마피아 다루듯"

뉴시스

입력 2020.01.20 08:04

수정 2020.01.20 08:04

"전국 일간지가 아니라 문닫고 나눌 법한 대화" "트럼프, 동맹국에 대해 처음부터 이해 못해"
【시드니=AP/뉴시스】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를 방문한 마크 에스퍼(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8.4.
【시드니=AP/뉴시스】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를 방문한 마크 에스퍼(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8.4.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압적 외교정책이 동맹국들을 당혹하게 만들고 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무장관이 월스트리트저널(WJS) 공동기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한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맹비난했다.

WP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의 강압적 외교전략이 동맹국 및 적국들과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Trump’s strong-arm foreign policy tactics create tensions with U.S. friends and foes)'란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위와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방위비 분담약속 이행을 요구하면서 미국의 탈퇴를 협박했고, 이라크에는 미군 철수를 요구하면 '막대한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유럽에 대해선 미국의 이란 정책에 동참하지 않으면 25%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맥시멀리스 접근(maximalist approach)'이 트럼프 정부 외교정책의 핵심이 되고 있으며, 이런 정책이 미국의 적국은 물론 동맹국들도 당혹스럽게 만듬으로써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로 향하게 되는데, 이 곳에서 세계각국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갈등이 드러날 수있다고 WP는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연설한다.

WP는 특히 미국과 한국 간의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갈등에 주목했다.

WP는 2만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은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으로 9억2500만달러를 내기로 미국과 합의했으며, 이는 전년도에 비해 8.2%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9억2500만달러는 주한미군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5년간 지속되는 합의를 원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1년짜리 합의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6일에는 폼페이오 장관과 에스퍼 장관이 WSJ 오피니언면 기고문에서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면서, 마치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기 보다는 자국 방위를 위해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만들어내 한국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두 장관은 '한국은 동맹국이지 (미국의)도움을 받는 나라가 아니다'(South Korea Is an Ally, Not a Dependent)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주권을 갖는 동맹국가로서 한국과 미국은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WP은 이 기고문 내용에 대해 "전국 일간지가 아닌 닫혀진 문 뒤에서나 전형적으로 나눌 법한 대화( conversations that typically happen behind closed doors rather than in a national newspaper)"라고 비판했다.

미 국익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 해리 카지아니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왜 동맹국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처음부터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는 동맹국들을 마치 (두목의) 보호받기 위해 미국에 키스할 필요가 있는 마피아(조직원)처럼 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수출입은행 은행장을 역임한 프레드 P 호치버그는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일하고, 장기적 관점을 취함으로써 번영해왔다. 좋은 (외교)관계는 미국 국민들을 위해 더 좋으며, 보다 더 지속가능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의 사고방식은 "지금 얻을 수있을 때 챙기자. 장기적 결과는 걱정하지 말자"는 식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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