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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기 근절책’ 위헌인가… 헌재서 불꽃 공방

"기본권 침해" 투자자 주장에
금융위 "적법한 조치" 반박
지난 2017년 정부가 암호화폐 투기를 막겠다며 내놓은 '가상자산 투기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에 대한 위헌심판이 본격화됐다.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투자자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국민의 기본권인 이윤추구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는 향후 발생가능한 불법자금세탁 등 범죄행위를 막기위한 적법한 조치였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정책에 대해서는 이미 2~3건의 위헌심판이 제기돼 있는 상태다. 그 첫 판결이 될 이번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정부와 업계,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지난 16일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정부의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 등 위헌확인' 헌법 소원 공개변론에서 금융 산업에서 금융위원회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해볼때 정부의 암호화폐 특별대책은 분명히 개인의 이윤추구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며 "이는 권력의 강제성에 따른 것일뿐 사실상 정부가 내세우는 자금세탁 방지 등 제재 근거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고강도 규제는기본권 침해"

정부는 지난 2017년 12월 '암호화폐 투기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통해 가상계좌 신규개설 전면 중단,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 실시 등의 규제를 내놨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암호화폐 투자자 347명을 대표해 정부 대책에 대한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정 변호사는 헌법 소원 변론에서 "금융위가 암호화폐 거래소 신규계좌 개설을 막은것은 개인의 암호화폐 처분 권능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해당 조치가 국민에 대한 직접 조치가 아닌, 은행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기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해 개인이 대출받을 수 있는 기본 권리를 박탈당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에 대해서도 "암호화폐 시장을 모르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에선 거래소 입금 및 출금 계좌가 서로 다른 경우, 이는 차명계좌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세탁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차명계좌는 기존 금융실명제 현행법 상에서도 해결이 어려운 금융시스템의 일반적 한계일뿐, 암호화폐만의 차별화된 위험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정부의 긴급대책은 필요 이상의 과잉조치이자 수단의 적법성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2년전 거래 실명제가 실시된 이래 단 한건의 자금세탁 적발 사례도 없었고, 청구인 누구도 암호화폐 거래에 테러나 마약 같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개별 은행이 단순히 내부 시스템 조회만 해도 암호화폐 매매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필요한 조치는 거래소 인가 내지는 허가 조건을 규율하는것"이라며 "해킹을 가장한 거래소 내부 관계자의 암호화폐 유출, 암호화폐 시세조작 등 암호화폐 폐해를 막기 위한 전통 금융시장에 버금가는 규율이나 정책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금융위 "폐해 막을 정당한 조치"

금융위원회를 대리한 피청구인측은 이러한 헌법 소원 청구인측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피청구인은 "정부가 가상통화와 관련해 긴급대책을 수립한 것은 명백히 가상통화가 방만히 활용되며 발생하는 각종 폐해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신규 가상통화 투자자의 무분별한 진입에 따른 투기과열을 막고, 실명제를 통해 거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피청구인 측은 정부의 특별대책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이라는 청구인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실명확인 가상계좌 서비스는 은행과 거래소 양자간 체결되는 것일 뿐"이라며 "법리적 측면에서 공권력 행사가 인정되려면 국민 권리 의무에 대한 직접적 구속이나 강제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청구인 측이 가상통화 특별대책이 재산권을 침해한 위법행위라 주장하지만, 이는 투자자들이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