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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연휴 징크스’ 시작됐나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1 18:27

수정 2020.01.21 18:27

하루만에 2230선으로 하락
외국인·기관 약 4000억원 매도
"설 앞두고 주가 바닥 형성"
1월 수출 증가율 상승 전환
반도체 주도 1분기 2300선 가능
코스피 ‘연휴 징크스’ 시작됐나
코스피 ‘연휴 징크스’ 시작됐나
설 명절 휴장기를 앞두고 코스피지수 향방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국내 증시는 긴 휴장일을 앞두고 약세를 보여왔는데 코스피지수가 고점에 있어 대규모 낙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01% 하락한 2239.69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장중 2277.23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한 지수는 하루 만에 2230선으로 떨어지며 연휴 전 약세 공식을 입증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휴 이전 증시 약세 현상에 대해 투자자들의 학습효과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한다. 그간 긴 휴장일 동안 해외에서 악재가 발생했을 경우 투자자들이 대응을 못하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였던 지난 2008년 9월 15일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힌 바 있다.

이에 현금인출이 가능한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의 2~3일 전 사이 주가가 연휴 전 주가의 바닥이 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이 같은 리스크가 감소하기 때문에 주가는 반등할 전망이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패턴을 대입할 경우 올해도 설 연휴를 앞두고 주가 바닥이 형성될 것"이라며 "리스크 축소를 위한 매도 물량 출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매수세를 유지하던 외국인은 이날 하루 2000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기관은 전날 소규모 매도(278억원)에서 이날은 1850억원으로 매도 규모를 크게 늘렸다.

현재 코스피의 1년 후 추정 주가수익률(PER)은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이익이 누적되며 자본총계는 증가했지만 지난해 전체 이익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럼에도 지수 전망은 나쁘지 않다. 코스피가 이날 하락 전환했지만 전날 상승 과정에서 저항대(2250 수준)를 돌파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다음 목표(2350 수준) 설정이 가능한 상황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2250은 지난해 2~4월의 고점대이자 2018년 7~8월에는 저항으로 쉽게 돌파가 어려운 가격대였다"면서 "이미 중요 저항에 대한 돌파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단기로 조정을 받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2250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고, 단기 상승세가 이어지면 이후 조정 과정에서도 2250선이 지지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대내외 경기 회복세도 긍정적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전월 대비 차는 이전 수치의 수정으로 지난해 11월까지 3개월 연속 반등했다. 국내 1월 수출 증가율은 10일까지 잠정치 기준 5.7% 상승으로 전환했다. 1월 미국 뉴욕 및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각각 4.8포인트와 17.0포인트로 전월 대비 상승했다. 이달 미국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도 반등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코스피의 1년 후 추정 주당순이익(EPS)은 189원까지 증가하면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변화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장을 주도하는 업종은 반도체다.
반도체업종의 추가 상승 여력은 이익 개선 등을 고려할 때 20% 내외로 추산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업종의 시가총액이 20% 증가할 경우 코스피지수는 5~10%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변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관련 불확실성"이라며 "코스피는 탄핵 이슈만 무사히 넘긴다면 1·4분기 중 23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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