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눈썰매장 인공 눈 만들어내는 에버랜드 마법사

어트랙션기술그룹 송주석 프로
컨베이어 타입 자동출발대 도입후
준비과정 단축 … 이용인원 60%↑
"고객들 재밌단 말에 고생도 잊혀"

"이제 눈썰매장도 자동화 시설이 많이 도입돼 더욱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눈썰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 눈썰매장의 원조 격인 에버랜드에서 지난 10여년간 매해 겨울 눈썰매장의 눈을 만들고 있는 어트랙션기술그룹 송주석 프로(사진)의 말이다.

에버랜드는 겨울철 즐길거리가 마땅하지 않던 1988년 1월, 국내에 눈썰매장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비료 포대나 종이박스 등을 활용해 인근 야산이나 제방에서 눈썰매를 타는 경우는 있었으나 전용 슬로프와 특수 제작한 썰매를 갖춘 곳은 에버랜드가 처음이었다. 눈썰매는 저렴한 비용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하얀 설원에서 재미와 스릴을 즐길 수 있어 큰 인기를 얻었고, 지난 30여년간 매해 진화를 거듭해왔다. 에버랜드는 최근 몇 년간 눈썰매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자동화 시설을 도입해 이용 편의를 높였다.

에버랜드 눈썰매장 스노우버스터는 총 3개의 눈썰매 코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200m로 가장 긴 '익스프레스 코스'에는 지름 2m, 무게 30㎏의 거대한 4인승 눈썰매가 운영돼 최대 4명까지 서로 마주 보며 동시에 탑승할 수 있다.

기존 눈썰매의 최대 단점이 튜브를 한두 개씩 끌고 상단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는 불편함이었는데 에버랜드 스노우버스터에는 튜브를 상단까지 이송해주는 멀티리프트와 사람이 이동하는 무빙워크 등이 마련돼 있어 이런 불편을 없앴다. 심지어 익스프레스 코스에서는 튜브에 앉은 채로 리프트가 상단까지 데려다준다. 올해는 눈썰매에 앉아만 있으면 컨베이어가 움직이며 저절로 출발하는 자동출발대가 모든 코스에 설치돼 고객들에게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송 프로는 "어느 날 직장 상사분이 튜브를 사람이 밀지 않고 기계장치로 출발해보는 건 어떠냐고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어 저희 부서에서 함께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것이 컨베이어 타입의 자동출발대"라고 설명했다.

자동출발대 도입 후 고객 편의성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준비과정이 짧아지고 임의출발을 방지할 수 있어 시간당 이용 가능 인원도 약 60% 이상 늘어났다. 송 프로와 동료들이 함께 개발한 눈썰매장 자동출발대는 '썰매 자동 출발 제어 시스템'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특허청에 실용신안 등록도 마친 상태다.

'제설(製雪) 전문가'이기도 한 송 프로는 매년 겨울이면 인공 눈을 만드는 마법사가 된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제설기 노즐을 통해 분무기처럼 물을 분사시킨다. 이때 팬모터가 가동돼 물 입자를 높고 멀리 날아가게 하는데, 멀리 날아간 물 입자들이 떨어지면서 결빙돼 인공 눈이 만들어진다. 송 프로는 "추운 날씨에 밤새도록 눈을 만드는 게 쉽지 않지만 고객들이 에버랜드 눈썰매장에서 정말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걸 들을 땐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