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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에 '종전대로 처방전 발행' 지시..대법 “의료법위반 아냐”

간호조무사에 '종전대로 처방전 발행' 지시..대법 “의료법위반 아냐”


[파이낸셜뉴스] 의사가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에게 종전 처방과 동일하게 처방전을 발행하도록 지시했다면 무면허의료행위로 볼 수 없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의사 A씨가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소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청주에서 의원을 운영하던 A씨는 2017년 1월 부재중에 간호조무사에게 원외처방전을 발행하게 하고, 처방내역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했다는 이유로 복지부로부터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10일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A씨는 환자와 통화해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간호조무사에게 처방 내용의 단순입력행위만 지시했다“며 ”이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 적법한 의료행위“라며 소송을 냈다.

쟁점은 A씨의 처방전 발행 지시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였다.

1, 2심은 “간호보조 및 진료보조 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는 간호조무사에게 의료인에게만 허용된 의료행위인 ‘처방’에 필수적인 처방전의 작성?교부행위를 하게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우선 “의사가 직접 환자를 진찰하지 않은 채 진단서·검안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교부했다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도 “다만 이는 대면진찰을 하지 않았거나 충분한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 일반을 금지하는 조항은 아니므로, 전화 진찰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자신이 진찰’하거나 ‘직접 진찰’을 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처분 근거로 삼은) 환자들은 종전에 원고로부터 진찰을 받고 처방전을 발급받았던 환자이므로, 간호조무사에게 ‘전에 처방받은 내용과 동일하게 처방하라’고 지시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방전 내용은 간호조무사가 아니라 의사인 원고가 결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사가 처방전 내용을 결정, 작성·교부를 지시한 이상 의사 지시에 따라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환자에게 처방전을 작성·교부하는 행위는 의료법이 금지하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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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