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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AI와 모빌리티 서비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8 17:31

수정 2020.01.28 17:31

[여의나루] AI와 모빌리티 서비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작년 12월 'AI국가전략'을 확정해 전문인력 양성, 데이터산업 육성, 국민체감 AI융합서비스 발굴과 전 산업에 AI를 융합하는 AI+X 프로젝트를 담은 'AI 일등국가' 비전을 선포했고, 국회는 논란이 많던 데이터 3법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7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의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방문해 혁신성장의 핵심은 AI라는 조언을 한 뒤 5개월 만이다.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늦었지만 AI를 이용해 경제, 사회, 과학기술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 분야를 혁신할 국가 청사진이 마련되었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는 전자제품 박람회라기보다 최첨단 모빌리티의 경연장이었다. 전자회사인 소니와 LG는 자율주행자동차를 최초로 선보였고, 현대자동차는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도심형 비행체와 목적기반자율주행자동차, 모빌리티 환승거점 허브를 연계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다. 한편 우버와 그랩, 그리고 도요타는 기존의 승차 및 차량 공유 플랫폼을 확장해 대중교통과 공유자전거 및 전동킥보드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모빌리티 회사로 진화하고 있고, 일본의 통신회사 소프트뱅크는 우버, 그랩, 디디추싱, 올라 등 승차공유 회사에 32조를 투자해 글로벌 모빌리티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모빌리티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체감형 AI융합서비스 발굴에 필요한 빅데이터 확보가 타 산업에 비해 용이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앱, 내비게이션, 교통카드, 차량용 진단정보수집단자(OBD)와 블랙박스, 자율주행자동차 등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얻어지는 차량 이동경로 및 위치 데이터, 대중교통이용자 데이터, 급제동·급출발과 같은 운전자 습관 및 자동차 운행상태 데이터, 사고데이터, 도로변 영상데이터 등은 인간의 활동 및 주변환경에 대한 상세한 실시간 기록이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모빌리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신기술사업에 진출해 미래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동대 정두희 교수의 최근 저서 '3년 후 AI 초격차 시대가 온다'에 따르면 프랑스 다국적 보험회사 AXA는 기계학습 AI 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사고를 일으킬 확률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고, 보험회사 루트는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AI로 분석해 보험료를 차등 산정하고 있다. 미국의 승차공유 회사 우버와 리프트는 눈이나 비로 인해 차량공급이 줄어 수입이 크게 감소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강화학습 기술을 응용한 실시간 변동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승차공유 회사 디디추싱은 운전자들의 주유 및 차량관리 행태에 대한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주유소와 자동차 정비업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었고, 알리바바는 본사가 있는 항저우시에서 알리페이 빅데이터와 시티브레인이라는 AI를 결합해 대중교통시스템 운영을 최적화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일등국가' 비전은 2020년 핵심 국정과제가 되었다. 이 비전이 중국의 '제조 2025'처럼 정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하며 범부처적 추진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의 실행력을 갖는 'AI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데이터 3법의 후속조치와 모빌리티 서비스업을 비롯한 AI융합서비스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최근 AI 기술이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고 학습해 행동하는 자율AI로 진화함에 따라 AI가 인간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올해 7월이 지나면 자율주행자동차의 도로주행이 허용되고 이러한 우려는 현실화된다.
AI윤리에 대한 논의도 특별위원회에서 다뤄야 할 핵심 사안이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 前 한국교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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