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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닿는 명함 대신 피켓, 대화 대신 눈인사… 예비후보들 '無접촉' 선거운동 나설판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30 17:38

수정 2020.01.30 17:38

악수하고 얘기하며 얼굴 알렸지만
신종 코로나에 유권자들 접촉 꺼려
경선때 여론조사 비중 높아 고심
"지금 선거운동 하면 욕먹어요, 욕먹어"

서울 지역 한 여당 국회의원의 말이다. 4·15 총선이 7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확산되면서 출마예비후보자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역 유권자들을 상대로 후보적합도, 의정활동, 도덕성 검증을 위한 여론조사나 면접 등 당내 공천경쟁을 앞둔 출마자들은 유권자들과 악수조차 어려운 상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들은 얼굴알리기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악수도 어려워요"

30일 수도권에 입후보한 한 예비후보는 기자에게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서 얼굴을 알려야 하는데 시장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이 애매하다"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정도로 예민한데 악수를 청하기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현역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여론조사 비중이 50%나 된다"며 "정치신인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야 하는데 명함을 건네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국회의원은 "지금 같은 때는 오히려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이 도움이 안된다"며 "선거철에 국회의원들이 많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악수를 청하거나 대화를 하려고 하면 되려 욕을 먹는다"고 말했다.

선거사무실 개소를 미루거나 선거운동을 취소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파주갑 조일출 예비후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기한다"며 "시민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의왕·과천을 지역구로 둔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거운동을 취소하고 신종 코로나 대응책 점검에 나섰다.

신 의원은 "감염병 문제는 늑장대처보다 과잉대처가 낫다"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지자체가 운영하는 다중이용시설의 임시 휴관을 검토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유세 등 출구전략 모색

각 당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새로운보수당은 △대화 △악수 △명함배포가 없는 '3무(無)' 선거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는 "국회의원 선거를 70여 일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새보수당은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범국가적 대응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명함 배포와 악수, 대화를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악수 대신 따뜻한 눈인사를 나누고 대화나 명함배포 대신 피켓을 들거나 어깨띠를 활용하자"며 "다중이용 시설이나 인구밀집 시설에서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개소식이나 당원행사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출구전략도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유권자와 직접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세지, SNS 계정을 통해 후보자 사진과 발언을 노출시키는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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