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브렉시트 카운트다운...영국·EU "끝이 아니라 시작"(종합2보)

뉴시스

입력 2020.02.01 06:03

수정 2020.02.01 06:03

영국, 31일 오후 11시 EU 공식 탈퇴...'11개월 전환기' 시작 존슨, 대국민 연설 "역사의 새로운 장"...관저서 탈퇴파 파티 EU "힘은 고립 아니라 통합서 나와...英, 혜택 더는 없다" 런던 의사당 앞 브렉시트 기념 인파..."이제 자유" vs "EU 미안" 상대측 국기 철거 등 브렉시트 카운트다운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주재 영국대표부 건물에서 직원이 EU기를 철거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EU를 공식 탈퇴한다. 대표부는 이후 공관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2020.02.01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주재 영국대표부 건물에서 직원이 EU기를 철거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EU를 공식 탈퇴한다. 대표부는 이후 공관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2020.02.01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은 31일(현지시간) 브렉시트가 각자에게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양측 정부는 상대쪽 국기를 철거하고 눈앞에 다가온 작별의 순간을 준비했다.

영국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간 2월 1일 오전 8시) EU를 공식 탈퇴한다.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한지 3년 7개월 만이자 EU 초석인 유럽경제공동체(ECC)에 합류한지 47년 만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를 한 시간 앞두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가 '새로운 시대의 새벽'이라고 천명한다.

사전 공개된 연설문 일부를 보면 그는 "오늘 해야할 가장 중요한 말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라며 "지금은 새벽이 밝고 새로운 막의 커튼이 올라가는 순간이다. 진정한 국가적 소생과 변화의 순간"이라고 강조한다.

존슨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북부 선덜랜드에서 내각회의를 열고 "영국 역사의 새로운 장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선덜랜드는 2016년 국민투표 표결 당시 처음으로 EU 탈퇴 결과가 선언된 지역이다.

존슨 총리는 오후 9시부터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위치한 총리 관저에서 내각 장관 및 EU 찬성파 고문, 협상가들을 초대해 브렉시트 기념 파티를 연다. 사실상 EU 탈퇴파들이 승리의 잔을 부딪히는 자리다.
[맨체스터=AP/뉴시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총선 유세 중 지미 에건 복싱 아카데미를 방문해 권투 글러브를 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1.19.
[맨체스터=AP/뉴시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총선 유세 중 지미 에건 복싱 아카데미를 방문해 권투 글러브를 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1.19.

브렉시트가 이행되는 오후 11시께 총리 관저 앞에서 카운트다운 행사가 진행된다. 총리 관저를 포함해 다우닝가에 몰려있는 영국 관공서들은 브렉시트를 기념해 불빛으로 장식된다.

런던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브렉시트 기념 인파가 모여 들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우리는 이제 자유다', '독립기념일', '굿바이 EU'등의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환호했다. 반대파들은 'EU 미안' 등의 문구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런던=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우리는 자유다'라는 푯말을 들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축하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EU를 공식 탈퇴한다. 2020.02.01
[런던=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우리는 자유다'라는 푯말을 들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축하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EU를 공식 탈퇴한다. 2020.02.01

해가 저물면서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는 영국기를 철거했다. EU 주재 영국 대표부도 EU기를 내렸다. 대표부는 이제 명칭이 '공관'으로 변경된다. 영국 총리는 더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며 영국에 할당된 유럽의회 의석 73개도 없어진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 등 EU 수장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브렉시트 이후로도 하나된 유럽을 강조했다.

이들은 "내일 해가 떠오를 때 우리 27개국 연합의 새로운 장이 시작된다는 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며 "내일이면 반세기에 가까운 영국의 EU 회원 자격이 끝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이 가입했을 때 우리는 6개 회원국 뿐이었지만 내일 우리는 27개 회원국이 있다"며 "지난 47년의 세월 동안 우리 연합은 정치적 추동력과 세계적 경제력을 얻었다. 우리의 경험은 힘이 고고한 고립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통합에서 나온다는 점을 가르쳐 줬다"고 주장했다.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직원이 영국기를 철거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브렉시트를 이행한다. 2020.02.01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직원이 영국기를 철거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브렉시트를 이행한다. 2020.02.01

이들은 이날 유럽 매체들 공동기고문을 통해서는 유럽 역시 브렉시트로 '새로운 새벽'을 맞는다고 역설했다. 또 EU를 떠난 영국이 더이상 회원국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이들은 "모든 선택에는 결과가 따른다. 회원국이 아니면 회원으로서의 혜택을 보유할 수 없다"며 "사람의 자유로운 움직임 없이는 자본, 상품, 서비스 이동의 자유도 있을 수 없다"며 "환경, 노동, 조세, 국가 원조에 관한 공정한 경쟁의 장 없이는 단일시장에 대한 최적의 접근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팟캐스트에서 "브렉시트는 EU와 독일,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라며 "독일은 영국의 친밀한 파트너이자 친구로 남길 원한다. 우리는 공동의 가치로 연합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렉시트는 '모든 유럽이 들어야 할 역사적인 경고'라면서 영국의 EU 탈퇴 결정은 "우리가 유럽을 충분히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런던=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표부 건물 앞에 브렉시트 반대 시위대가 'EU 미안해'라고 적힌 푯말을 세워 놓은 모습. 영국은 이날 EU를 공식 탈퇴한다. 2020.02.01
[런던=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표부 건물 앞에 브렉시트 반대 시위대가 'EU 미안해'라고 적힌 푯말을 세워 놓은 모습. 영국은 이날 EU를 공식 탈퇴한다. 2020.02.01

이날 브렉시트를 해도 영국과 EU 사이에 당장 달라지는 점은 없다. 양측은 전환기인 올해 12월31일까지 현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역 협정 등 미래 관계를 협상한다. 다만 영국이 공식적으로 EU 비회원국이 되면서 이날 이후 EU의 의사결정 절차에서 배제된다.

전환기 협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최종적인 브렉시트 이후 정치·경제적 영향도 달라진다. 영국이 전환기 연장 없는 신속한 합의를 바라고 있는 반면 EU는 11개월 안에 복잡한 협상을 마무리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이날 "그들은 EU 규정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이 것이 합리적 이탈이 될지 사회적 투기와 불공정 경쟁 상황으로 이어질 지가 문제"라며 "이탈을 많이 할수록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권은 줄 것"이라고 밝혔다.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 방문객센터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부터),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브렉시트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0.02.01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 방문객센터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부터),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브렉시트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0.02.01

바르니에 대표는 기한 내 무역 합의가 이뤄지 않을 현실적 위험이 있다며 "영국이 시간표를 설정했다. 존슨 총리가 전환기 연장을 택하지 않는다면 대화에 시간적 제약을 가하는 사람은 바로 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양측의 미래 관계 협상이 "분명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 수십년간 우리가 맺은 관계와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안과 밖에 동시에 있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이행에 대해 "달콤씁쓸하다"고 말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존슨 총리에게 축하 인사를 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축하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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