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감염자'가 나온 가운데 또 다른 바이러스가 전국을 휩쓸며 위협적인 기세를 펼치고 있다. 작년부터 독감으로 미국에서만 사망자 8000여명이 넘어 지난 10년 이래 최악의 시즌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CNN에 따르면 2019-2020년 시즌에만 독감이 11주 연속 유행하면서 사망자가 8200여명이 나왔고, 이 가운데 아동이 최소 54명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H)는 적어도 미국인 14만 명이 현재 독감으로 입원 중이며, 이번 시즌 1500만 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독감이 향후 몇 주간 더 유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독감은 미국에서 자주 유행하지만 친숙한 만큼 더 과소평가하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CDC 사망 추정치는 매년 1만2000명에 불과하지만 2017-2018년 시즌에는 6만1000명이 사망하고 4500만 명이 감염됐다.
특히 이번 시즌 유행하는 독감은 30대의 건강한 성인도 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경우가 잦았다. 만성 질환이 있으면 독감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 폐렴이나 뇌염, 심근염이 생길 수 있고 장기기능 부전이 일어나면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제 막 5번째 확진자가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미국 독감에 대한 공포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곳 새보이 미국 템플대학 루이스카츠의대 교수는 "우리는 알려지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새로운 감염에 대한 정보를 더 갈망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독감으로 8000명 이상이 숨진데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과장된 측면이 약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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