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韓 수출 14개월째 내리막…일평균 수출 반등 '호재'(종합)

뉴시스

입력 2020.02.01 10:53

수정 2020.02.01 10:53

수입 428억달러 5.3%↓…무역수지 6.2억달러 96개월 연속 흑자 반도체 -3.4%로 13개월 만에 감소율 한 자릿수…단가 하락 영향 자동차 -22.2%·디스플레이 -26.8% 석유화학 -17.1% 주력품목 부진 對후베이성 수출 비중 0.3%..."신종코로나 2월 수출에 악재 전망"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항 신항 부두에 정박 중인 컨테이너선에 선적·하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항 신항 부두에 정박 중인 컨테이너선에 선적·하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우리나라 수출이 2018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와 기계, 석유제품 등 수출 주력 품목이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부족한 탓에 수출 감소 폭도 지난해 12월보다 더 커졌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10월을 저점으로 점진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는 일평균 수출이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도 현재까지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2.5일 줄어든 조업일수 탓에 1월 수출 부진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월 수출이 43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수출 감소는 2018년 12월(-1.2%)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6.2%), 2월(-11.3%), 3월(-8.4%), 4월(-2.1%), 5월(-9.8%), 6월(-13.8%), 7월(-11.1%), 8월(-14.0%), 9월(-11.8%), 10월(-14.9%), 11월(-14.4%), 12월(-5.2%)에 이어 올해 1월까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는 1월 수출액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2.5일 줄어든 조업일수를 꼽았다.

지난해의 경우 올해 설 연휴와 같은 기간에 54억6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명절 기간 최대 수출액이 8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약 48억 달러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업일수에 영향을 받지 않은 일평균 수출액은 20억1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8% 늘었다. 이 수치가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14개월 만이며 지난해 평균(19억9000만 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요 20대 품목 가운데 일평균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선박(77.5%), 컴퓨터(60.4%), 바이오헬스(52.0%), 화장품(12.3%), 석유제품(9.2%), 반도체(7.8%), 일반기계(6.3%), 플라스틱제품(2.8%),로봇(0.9%) 등 9개로 집계됐다.

수입은 427억2900만달러로 5.3% 줄었고 무역수지는 6억2000만달러로 9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일평균 물량도 전달보다 0.4% 늘었다. 수출 단가는 4.4%로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체 수출 가운데 대(對)후베이성 수출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이 10.5% 감소한 이유도 아직까지는 조업일수 부족의 영향이 더 크다고 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중국 수출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춘절 이후 경제 활동이 본격 재개되는 이번 달부터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단가 상승에 회복세 '뚜렷'…선박·컴퓨터 '약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71억6000만달러로 3.4% 감소했다.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들어온 것은 13개월 만이다.

산업부는 서버·모바일용 반도체의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D램(8Gb)과 낸드(128Gb) 단가는 작년 12월보다 각각 1.1%, 3.2%가량 올랐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액은 각각 33억1000만달러, 35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7.1%, 2.2% 줄었다. 석유제품의 경우 지난해 2월 이후 최저 감소율을 기록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수출 단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6.8% 감소한 1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출하량 감소와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확대에 따른 단가 하락이 수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철강 수출액은 16.6% 줄어든 23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철강 수요가 둔화되면서 단가 하락이 지속된 탓이다. 자동차·건설 등 전방산업이 침체된 점도 악재로 꼽힌다.

자동차 수출액은 28억5000만달러로 22.2% 감소했다. 주요 완성차 기업의 조업일수가 약 4일 줄었고 글로벌 시장 회복세도 늦춰지는 모양새다.

이외에 무선통신(-23.2%), 가전(-18.4%), 자동차부품(-15.0%), 섬유(-12.2%), 일반기계(-4.8%) 등도 부진한 수출 실적을 냈다.

반대로 선박(59.0%)은 2018년 국내 조선사의 수주 실적 회복과 대형 해양플랜트(FLNG) 인도로 3개월 만에 수출 증가세로 돌아섰다.

컴퓨터(43.7%)도 낸드 단가 하락세 진정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4개월 연속 수출 오름세를 이어갔다.


바이오헬스(36.2%), 화장품(0.6%) 등 신수출 성장 품목도 호조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9.9%), 유럽연합(-16.2%), 중남미(-30.3%), 미국(-7.0%), 중국(-10.5%), 일본(-6.4%), 인도(-13.8%) 지역에 대한 수출이 부진했다.
아세안(9.9%), CIS(5.1%) 지역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