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통합신당, 33% 무당층 흡수할까…'신종 코로나' 변수에 막힐수도

뉴스1

입력 2020.02.02 07:01

수정 2020.02.02 07:01

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 중국 우한에서 2차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교민들이 탑승한 차량이 임시생활시설이 있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0.2.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 중국 우한에서 2차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교민들이 탑승한 차량이 임시생활시설이 있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0.2.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박주민 최고위원. © News1 이종덕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박주민 최고위원. © News1 이종덕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1.3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1.3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차 당대표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차 당대표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4·15 총선이 7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가 인재영입,통합 과정에서 헛발질을 계속하면서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無黨)층 비율이 이례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선거 운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느 당이 무당층을 투표장으로 불러올지에 따라 총선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28~30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재 지지하는 정당'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정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직전 조사인 2주 전(27%)보다 6%포인트 상승한 33%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11월 1주차(33%)이후 최고치다.

무당층 비율이 상승하는 동시에 여야 정당 지지율은 대부분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정당 지지도에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지율은 34%로 2주 전보다 5%p 하락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또한 지지율이 22%에서 21%로 1%p 떨어졌으며, 새로운보수당과 우리공화당 지지율 역시 하락했다.

보통 선거가 다가올 수록 무당층 비율은 하락하고 정당 지지율이 높아지지만 올해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잇단 영입인재 참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데다, 분열된 보수 야권이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정치권에 회의감을 느끼는 국민이 무당층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무당층 비율은 낮아지는데 무당층이 늘어난 것은 일반적인 추세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민주당은 인재영입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 문제 등이 있고 야권은 분열되고 있어 유권자가 어느 하나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설문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이낙연 전 국무총리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것도 무당층 비율 상승과 같은 맥락에서 분석된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윤 총장은 무당층 내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율에 맞먹을 정도로 많아진 무당층은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과거 총선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양비론(兩非論)적 유권자들이라도 본격적인 공천 국면이 시작되고 총선 대진표에 윤곽이 잡혀가면 차악으로라도 특정 정당을 선택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권에서 어느 정당이 무당층을 흡수할 '바람'을 일으키냐에 따라 총선의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무당층을 흡수할 정치권 바람으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의 중도·보수 통합을 꼽고 있다.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보수 야권의 통합이 현실화하면 상당수의 무당층이 혁통위의 통합신당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인재영입 등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보이려고 하고 있지만 그런 시도들이 약간은 실패하고 있다"며 "혁통위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보수 통합이 진전을 보이고 있어 (무당층을 흡수할 수 있는) 바람은 보수통합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혁통위는 이달 20일 안에 통합신당의 모습을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로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새보수당이 통합에 확실한 답을 하지 않고 있지만 내주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만나 통합과 관련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새보수당이 통합신당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선거연대를 통한 보수야권의 간접적 통합 가능성도 열려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다. 감염증 확산 우려로 모든 정치 이슈가 묻히고 있어 보수 야권이 대통합을 이뤄낸다고 하더라도 여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확진자들이 늘어나면서 직접적인 선거운동이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저지되지 않고 4월까지 계속된다면 무당층이 투표장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말 그대도 무당층에 남아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합신당이 창당되더라도 무당층을 흡수하지 못하면 선거 결과는 현재 정당 지지도와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엄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선거라는 이슈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며 "4월까지 감염증이 잡히지 않고 확산한다면 유권자 또한 투표장에 굳이 무리하면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통합이 바람을 일으킨다면 야권이 민주당과 비슷한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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