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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오늘 신당 계획 발표…4년전 '녹색돌풍' 꿈꾸지만

뉴스1

입력 2020.02.02 07:01

수정 2020.02.02 07:01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러 이동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러 이동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또 한 번 신당 창당에 나선다.

안 전 대표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는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과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6명을 비롯해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등 지지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강조해 온 실용적 중도 정당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창당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간담회를 통해 신당의 정치 철학과 노선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을 발표할 것"이라며 "안 전 대표의 정치 재개 이유를 설명하고 총선에서 국민에게 선택을 받을 때 추진할 국회 개혁 방안도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을 시작으로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던 안 전 대표는 4번째 신당 창당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념에 구애받지 않는 실용적 중도 정당을 만들어 지지층을 끌어모아 4년 전 국민의당 때처럼 '녹색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창당준비위원회 임원진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민의당을 교섭단체로 만든 경험을 소개하며 "(과거보다 현재의 자신이) 어려움을 어떤 방식으로 돌파해야 하는지 훨씬 잘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당 창당 당시 '안철수'라는 브랜드와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지지세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하나도 갖춰진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안 전 대표의 강점이던 참신함은 이미 소모됐고, 주변에 초선·비례대표 의원밖에 남지 않은 것은 큰 약점으로 지목된다.

당장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의원 7명 중 지역구 의원은 초선인 권은희 의원 1명뿐이다. 나머지 비례대표 의원 6명이 의원직을 유지하며 신당에 참여하려면 바른미래당의 출당 조치가 필요하지만 가능성은 낮다. 이들 의원들도 '정치적 탈당'을 주장하며 최대한 의원직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안철수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탈당을 지금 당장 할 수는 없다. 비례의원들이 각각의 개별적 헌법기관으로서 정치적 행보를 결정할 수 있도록 (출당과 관련한) 당내 분위기를 조금 더 만들어 볼 것"이라며 "정 여의치 않으면 다른 방법을 고민할 것이지만 당내 당권파 의원들도 비례의원들이 국민의당 창당 정신에 입각한 정당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더 설득해 볼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탈당에서 자유롭지 못한 비례의원 중심으로 지지세력이 형성되면서 신당의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국민의당 창당 당시 안 전 대표에 지지를 보냈던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함께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제3지대 신당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어 원군이 되기 쉽지 않다.

중도를 표방하는 정당의 정체성도 올해는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추진하고 있는 범보수 통합신당이 중도세력까지 포괄을 시도하고 있어 안철수 신당의 포지션을 침범,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까지 배수의 진을 친 안 전 대표는 신당을 기반으로 차기 대통령 선거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총선에서 신당이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치권에서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4번째 신당의 성패가 안 전 대표의 향후 정치 생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의견까지 제기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안 전 대표의 브랜드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중도 무당(無黨)파가 선호하는 사람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인 상황"이라며 "과거 안 전 대표 주변에 있던 중진 의원들도 지금 다 떨어져 나가 신당의 동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면 민주당도 혁통위의 통합신당도 모두 중도층을 끌어모으려 할 것"이라며 "안 전 대표의 신당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것이다.
이번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안철수의 정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혁통위에 과거 안 전 대표를 지지한 분들이 일부 들어가 있다"며 "혁통위가 완전한 중도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안 전 대표가 독자적으로 서는 데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다.
지금은 중도가 설 수 있는 자리가 굉장히 협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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