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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 왜 해외에서는 안날까

작년 10월 21일 오후 4시쯤 경남 하동군 진교면 태양광발전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하동소방서 제공) © 뉴스1
작년 10월 21일 오후 4시쯤 경남 하동군 진교면 태양광발전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하동소방서 제공) © 뉴스1


해외 ESS.© News1
해외 ESS.© News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ESS(에너지저장장치)는 말 그대로 거대한 배터리다. 전기를 저장해 놨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ESS의 핵심 부품은 배터리인데 이 배터리는 한국의 대표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과 삼성SDI가 제조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국내 ESS 화재 원인 조사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국내·해외 ESS용 배터리를 제작하는데 국내 ESS에서 작년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현재 정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양사의 올해 국내 ESS용 배터리 사업 계획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만 발생하는 화재...이유는?

2017년 8월부터 작년 10월까지 국내에서는 총 28건의 ESS화재가 발생했다. 1차 화재조사 결과가 발표된 작년 6월 이후에도 5건의 화재가 더 발생한 것인데, 이로 인해 현재 국내 ESS 산업은 ‘올스톱’ 된 상황이다. 현재 조사 중인 5건의 화재 중 LG화학의 배터리가 사용된 ESS의 화재 건수는 3건이고, 삼성SDI의 배터리가 사용된 화재 건수는 2건이다.

일각에서는 배터리가 ESS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해외 ESS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SS 업계에 따르면 해외 ESS는 운영방식, 시공업체의 능력, 설치환경 등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3가지 차이점이 화재 발생 여부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외 ESS에서는 운영사가 배터리 안전성과 수명을 고려해 계약 용량을 초과한 배터리를 설치한다. 계약 기간 동안 사용되는 배터리 용량보다 많은 배터리를 확보해 무리한 배터리 사용을 자제한다는 것이다.

또 해외 ESS 시공사들은 국내보다 엄격한 기준에서 ESS를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계통의 노하우가 뛰어난 대규모 발전 회사들이 시공과 운영을 맡고 있는데, 이 회사들은 전기와 배터리 설치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인력을 직원으로 두고 있다. 시운전 기간도 최대 2개월까지 소요돼 이 기간동안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테스트를 진행해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반면 국내 ESS는 시공사와 운영사가 운영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국내 ESS 산업이 활성화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험이 없다는 것을 흠으로 잡기는 힘들다. 그러나 해외 시공사들이 국내보다 엄격한 안전 기준 속에서 ESS를 설치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해외 ESS는 온도와 습도가 엄격히 관리되는 설치환경에 설치된다. 해외는 ESS 부품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컨테이너 또는 전용 건축물을 설치한다. 항온항습기와 소방시설등도 함께 설치된다. 반면 국내 ESS는 조립형 가건물 형태가 대부분이고, 전용 건축물로 지어진 ESS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억울한 LG·삼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이같은 국내와 해외 ESS운영의 차이를 들어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작년 10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준호 LG화학 부사장과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도 ESS화재가 해외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준호 부사장은 “문제가 된 중국 남경공장서 2017년에 제조된 ESS용 배터리가 해외 사이트 118곳에도 설치돼 있는데 해외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의아하다”고 밝혔다. 임영호 부사장도 “해외 ESS 운영자들은 전력망 운영 노하우나 경험이 많고, 한국보다 좋은 환경서 운영 중”이라며 “전압도 외국에서는 한국보다 낮은 전압을 사용하고 있다”고 국감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