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지지율 답보' 이정희 사퇴에 광주 동남갑 판세 '요동'

뉴스1

입력 2020.02.02 11:11

수정 2020.02.03 14:01

21대 총선 광주 동남갑에 출마를 선언한 이정희 예비후보가 지난달 16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너지신산업 육성으로 광주경제와 일자리에 확실한 변화를 이끌겠다"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2020.1.16/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21대 총선 광주 동남갑에 출마를 선언한 이정희 예비후보가 지난달 16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너지신산업 육성으로 광주경제와 일자리에 확실한 변화를 이끌겠다"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2020.1.16/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21대 총선 광주 동남갑 경쟁자. 장병완 대안신당 의원과 민주당 후보로 나선 최영호 전 광주남구청장, 윤영덕 전 청와대 행정관, 서정성 광주 남구의사회장.2020.2.2./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21대 총선 광주 동남갑 경쟁자. 장병완 대안신당 의원과 민주당 후보로 나선 최영호 전 광주남구청장, 윤영덕 전 청와대 행정관, 서정성 광주 남구의사회장.2020.2.2./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1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정희 전 한국전력공사 상임감사위원(65)이 중도 사퇴하면서 광주 동남갑 선거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정희 전 상임감사는 지난 31일 사퇴 성명서를 통해 "지역사회의 분열을 막고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위해 후보직 사퇴를 결심했다"며 총선을 포기했다.

이 전 상임감사의 사퇴는 측근들도 예상치 못할 만큼 전격적이어서 선거사무소는 충격이 큰 분위기다. 지역 정가도 갑작스런 중도 포기 선언에 의아해하며 원인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역정가와 선거사무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전 상임감사는 6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인 데다 지지율이 생각보다 높게 나오지 않아 후배들에게 양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 전 상임감사는 한전 근무 경험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겠다며 총선에 도전장을 냈다.

남구권을 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만들고 한전종합교육연수원을 유치하겠다는 구체적인 공약과 비전은 설득력이 있었다.

출마를 선언할 당시 동남갑 선거구 정치 지형도 이 전 상임감사에게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유력주자 중 한 명이었던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최영호 전 광주 남구청장은 청장 재임 시절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인·허가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에 이어 검찰에 기소된 상황이었다.

선발 유력 주자들의 잇단 악재는 후발 주자였던 이 전 상임감사에게는 호재가 됐다. 지역에서도 돕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하지만 지지율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에 불과했다.

여기에 최 전 구청장은 검찰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아 본격 경선에 나섰고 서정성 남구의사회장도 지난달 9일 뒤늦게 출마를 선언하는 등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다.

최근 남구에서 가장 조직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모 인사가 이 전 상임감사 선거 캠프에 결합하면서 반등을 노렸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실제로 가장 최근 조사인 뉴스1광주전남본부와 남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달 17~19일 실시한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상임감사는 17.2%로 3위에 머물렀다.

최영호 전 광주 남구청장이 전체 응답자의 24.1%를 얻어 1위, 서정성 남구의사회장은 19.8%로 이 전 상임감사를 앞섰다. 윤영덕 전 청와대 행정관은 13.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전 상임감사 선거사무소 한 관계자는 "최근 지지율이 생각했던 것 만큼 나오지 않은 데다 후보들간 경쟁이 치열해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며 "갑작스럽게 사퇴를 결정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당혹스러워했다.

이 전 상임감사 사퇴로 동남감 선거구도도 재편은 불가피하게 됐다.

동남갑은 장병완 대안신당 의원의 지역구로 민주당에서는 최영호 전 남구청장과 윤영덕 전 청와대 행정관, 서정성 전 남구의회장 등이 경합을 벌인다.

이 전 상임감사는 사퇴하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거나 '후보단일화' 등의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

남은 예비후보들은 15%가 넘는 이 전 상임감사의 표가 어디로 쏠릴지 셈법이 분주하다. 경쟁자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 표만 잘 잡아도 대 역전극이 가능하다.

지역정가에서는 이 전 상임감사의 조직과 표가 민주당 특정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쏠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이 전 상임감사의 선거 조직이 선두를 달리는 최영호 전 구청장에 결합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상임감사와 최 전 구청장이 오랜 친분이 있고 선거 경쟁도 적대적이지 않아 가능한 경우의 수이긴 하지만 내부 상황은 다르다.

이 전 상임감사 선거캠프 스태프 중에는 "최영호를 저지하겠다"며 나선 '안티 최영호' 세력이 꽤 있어 결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다고 서정성 예비후보나 윤영덕 예비후보 쪽으로 움직이기도 쉽지 않다.
공천적합도 조사 등에서 컷오프될 가능성이 있고 유력 주자인 최 전 구청장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움직이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이 전 상임감사 조직은 각자도생 형태로 분산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이 전 상임감사가 사퇴하면서 특정 후보 지지나 후보단일화를 내세운 게 아니어서 선거구도는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며 "어느 한쪽으로 결합하는 건 불가능하고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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