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사분쟁에는 인생 달려있어… 종결이후 치유과정 필요해"[화제의 법조인]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2 10:00

수정 2020.02.02 16:36

법무법인 승우
강소영 파트너 변호사
멘토링·조정위원 등 다양한 활동
'양육비 지급' 해외 법제 연구
"국내 관련법 개정에 힘쓰고 싶다"
강소영 변호사
강소영 변호사
"가정법원으로 오는 사건 대부분은 사건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이 오는 것입니다"

법무법인 승우의 강소영 파트너 변호사(47·사법연수원 45기·사진)는 2일 "건강한 사회 유지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법조인으로서, 의뢰인들 인생의 옆에서 조력하고자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달동네' 경험, 진로선택 계기

강 변호사가 가사 분야에서 의뢰인들로부터 인정받는 변호사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유년 시절 소위 '달동네'에서 살았던 경험이 한몫했다.

경제적 빈곤이 가정불화로 이어지는 게 자연스러웠던 동네에서 비행에 빠진 아이들을 지켜보며, 상처받은 친구들의 상담사 역할을 해왔던 경험이 법조인으로 진로 선택한 계기가 됐던 것이다. 그는 "비행에 빠진 아이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곁에서 봐왔다"며 "이같은 경험과 감정을 토대로 사법연수원 연수 기간 중 서울가정법원에서 실무수습을 하면서 지속해서 가사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회상했다.

강 변호사는 서울가정법원에서의 실무수습을 통해 소년보호사건, 이혼 사건, 후견 사건, 상속재산분할 사건 등을 경험했다. 사람이 태어나서 사망하기까지, 더 나아가서는 사후에 남겨지는 문제들을 몸소 느꼈던 것이다.


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입사해 인지청구소송 및 양육비 소송 당사자 간 극에 달한 갈등을 해결하면서 가사 사건에 대한 실무 능력을 쌓아왔다.

그는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근무하면서 소송을 수행하는 중에도 당사자 간의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분쟁을 조속하게 종결하는 동시에 상처투성이인 당사자의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승소 이상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면서 소송의 결과를 넘어서 당사자를 더욱 잘 다독이고 치유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전국으로 다니는 재판 일정에도 사이버대학 상담심리학과에 편입학하고, 비폭력 대화법을 통한 상담의 기술 세미나와 갈등관리, 조정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 참여하는 등 바람직한 방향으로 분쟁을 종결하는 방법을 계속 공부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근래 맡았던 친권자 변경 청구사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도 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 살던 아이가 아빠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엄마와 살겠다고 외가로 도망친 사건이었다.

■"멘토링·조정위원 등 활동 다양"

조정기일에 친권자가 변경이 됐고, 아빠는 아동복지법 위반 및 상해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머지않아 아이는 다시 아빠에게 돌아가게 됐다.

강 변호사는 "당시 중학생이던 아이에게 아빠는 '할아버지에게 상속받은 재산이 모두 다 네 거야. 너 아빠랑 살면 게임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재산이 많으니 너는 대학도 안 가도 돼'라고 아이를 회유했다"며 "지금도 때때로 '양육비를 왜 적게 청구했냐'고 제게 묻던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친권자 변경 후에도 지역 사회에서 아이에 대해 사후 모니터링 등이 이뤄졌더라면 좀 달랐겠냐 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고 마음 아픈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변호사는 항상 성실하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하는 강 변호사는 본업 외에도 보호소년 멘토링, 가정법원 조정위원 등 외부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는 "틈나는 대로 상담 봉사를 하고 보호소년들 멘토링을 하고 있으며, 상당한 시간을 조정 업무에 힘쓰고 있다"면서 "가사사건이든 민사사건이든 사건의 쟁점 외 다른 부분이 문제 되는 경우가 많은데, 쟁점만을 해결하고 나머지를 남겨두면 여전히 갈등이 남는 경우가 많다. 나머지 쟁점을 해결하는 등 중재 업무까지 업무 영역을 확대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몇몇 변호사와 함께 양육비 지급에 관한 실효성 확보 수단에 대한 외국 법제와 국내 적용 가능성 등을 연구해 관련 법 개정 혹은 제정을 위해 힘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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