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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수도권 출마요청에도, 홍준표·김태호 '거부'..충돌 조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2 16:57

수정 2020.02.02 16:57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파이낸셜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당내 잠룡급 인사들이 당의 수도권 험지출마 요구에 '거부' 의사를 재차 표명하면서 공천 후폭풍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PK(부산 울산 경남) 지역구 출마를 고수하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모두 자신의 고향 출마를 명분으로 당의 수도권 험지 출마에 난색을 표해 또 다른 분란 요소가 될 전망이다.

특히 홍 전 대표는 향후 공천에서 자신이 탈락할 경우 무소속 출마 여지까지 내비쳐 논란이 예상된다.

홍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수도권 출마 거부의 이유에 대해 친박계 등을 겨냥한 듯 '당내 일부 못된 세력들의 방해'를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탄핵 대선과 위장평화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당의 일부 못된 세력들이 선거를 도와주기는 커녕 방관하거나 오히려 선거 방해만 하는 것을 똑똑히 경험했다"며 "만약 이번에도 내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한다면 그들은 나를 제거하기 위해 나를 낙선시키는데만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고향지역 출마에 대해 "최악의 경우 당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내 힘만으로도 돌파가 가능한 고향 출마를 결심했다"며 "(당이 선거 전략상 나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면) 나는 내 고향 지역구에서만 자력으로 헤쳐 나갈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 1일 경남 밀양 의령 함안 창녕지역에 공천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도 이날 SNS에서 "고향의 품 안에서 성숙한 정치를 하고 싶다"며 당의 요청에 공석 거부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중순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 지역구 출마를 밝힌 이후 한달여만에 다시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의 수도권 출마 요청을 거부했다.

김 전 지사는 "한국정치의 제로섬 풍토로 인해 많은 분들께 상처를 안김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소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꿈을 키우며 자라온 고향의 산천초목.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 고향에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당 지도부의 경우 두 인사의 고향 출마 의지에 최악의 경우 '공천배제 카드'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경우 홍 전 대표나 김 전 지사 모두 탈당, 무소속 출마로 맞설 수 있어 한국당으로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홍 전 대표는 전날 "내가 자의로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를 제거하고 무소속 출마를 강요당하면 그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향후 공천 심사과정에서 자신이 탈락할 경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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