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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후베이 방문 외국인 입국금지…감염 확산·한중관계 고려한 듯

뉴스1

입력 2020.02.02 17:08

수정 2020.02.02 17:2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항공사 직원과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항공사 직원과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정부는 2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를 주재로 열린 신종코로나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에서 제주지역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탑승수속 카운터가 텅 비어 있다.2020.2.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정부는 2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를 주재로 열린 신종코로나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에서 제주지역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탑승수속 카운터가 텅 비어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우리 정부가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금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로 인해 중국에서 온 여행객의 입국을 막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도 확진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코로나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를 열고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후베이성을 방문한 우리 국민의 경우 입국 후 14일 간 자가격리를 실시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미주, 유럽에서까지 고강도 입국제한 조치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서도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는 여행이나 교역의 교류를 제한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확진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입국금지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춘절 기간동안이라도 한시적으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65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의사협회도 "해외로부터 신규감염 유입 차단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국가 혹은 지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또는 중단과 검역을 강화를 권고한다"는 담화문을 냈다. 특히 감염 위험이 높은 우한과 항저우 등 중국 5개 지역의 경우엔 외국국적 항공사의 운행 중단 또는 제한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해 무사증 입국제도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무사증 입국은 관광을 목적으로 제주를 찾는 외국인은 비자 없이 입국에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그러나 제주에서 체류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도내 불안감이 높아졌다. 이에 제주도는 법무부에 중국인 대상 무사증 일시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지역 내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더 촘촘하게 차단해야 한다"며 "밀접 접촉자, 일상 접촉자 구분 없이 전체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하고, 집단시설에 근무하는 분이 중국을 다녀온 경우 14일간 업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정부가 중국인 전체에 대해 입국을 제한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역시 중국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이 지역에 체류한 외국인에 대해서만 입국을 금지시켰다.

우리 역시 올해 상반기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등을 앞두고 한중관계를 고려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특정 국가의 국민 전체 입국을 금지한 전례는 없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했다. 싱가포르도 중국을 다녀온 이력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중국인에 대한 비자발급을 중지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중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뿐 아니라 중국에서 나오는 항공편도 모두 이착륙을 금지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다. 몽골과 북한은 중국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모든 국경 검문소를 폐쇄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현재 위기 경보단계인 경계 상태를 유지하되, 최고단계인 심각단계에 준해 총력 대응하겠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책임자로 돼 있는 대응체제를 실질적으로 총리가 직접 나서서 대응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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