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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조류인플루엔자까지 설상가상.. ‘시진핑의 공산당’ 리더십 시험대[신종 코로나 비상]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2 17:45

수정 2020.02.02 19:55

전쟁 선포하고도 확산 못잡아
위기관리 능력에 불만 커져
【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시 주석이 직접 지휘봉을 잡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총동원령을 내렸지만 전파 속도는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오는 8~9일이 신종 코로나 제압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중국 내 낙관론이 무색해지는 형국이다. 중국 내 여론의 불만도 고조되고 '중국 엑소더스'도 이어지면서 중국이 자화자찬해온 주요 2개국(G2)의 위엄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확진환자는 1만4380명, 사망자는 30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각각 2590명, 45명이 늘었다.
확진자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증가폭이 가장 크다. 사망자는 사흘 연속 40명을 넘었다. 중국 본토 밖에선 홍콩 14명, 마카오 7명, 대만 10명 등 31명이 감염됐다. 외국의 경우 일본 20명, 태국 19명, 한국 12명, 미국 8명 등이 확정 판정을 받았다. 중국과 세계를 모두 합치면 이날 기준 감염자는 1만4501명에 달한다.

중국 외부에서도 처음 사망자가 나왔다. 필리핀을 여행하던 우한 출신 중국인 44세 남성이 전날 목숨을 잃었다. N5N1 조류인플루엔자도 등장해 중국을 괴롭히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국과 일본, 영국 등은 자국민을 중국에서 서둘러 탈출시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과민반응"이라고 했지만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국가는 아예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자국으로 돌려보내는 중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입국금지는 호의적 조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어도 입국제한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인이 외국에서 모욕을 당하는 사례도 연이어 방송과 지면에 오르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5일 중국 공산당 최고 정책결정기관 회의를 열고 총동원령을 내렸다. 27일에는 전염병과 전쟁을 선포했으며 28일에는 신종 코로나를 '마귀'로 비유했다.

이처럼 시 주석이 전면에 나섰다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달성해야 할 사안이라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중국 중앙부처, 지방정부, 민간 등은 시 주석 등장 이후 관련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중국 내에서만 나오고 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처럼 4~5월이 지나야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외부 판단이다. 감염자 수는 이미 사스를 넘어섰고, 에볼라 바이러스에 근접하고 있다. 여기다 초기대응 실패에 고의적 은폐 의혹, 자국민의 외국 수난까지 겹치면서 국민 불만도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이 지휘봉을 잡은 만큼 효과를 봐야 하는데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다. 미국과 무역분쟁에서 고비를 넘긴 시 주석과 공산당이 또 다른 강력한 복병을 만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시 주석이 가장 큰 정치적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보도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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