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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당 떠난 사람에겐 구애, 난 몇번째 험지출마 요구하나"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2 18:09

수정 2020.02.02 18:09

무소속 출마 여부에 "생각도 안해봐"
공천배제 가능성엔 "민심이 가만 있지 않을 것"
김태호 "당 떠난 사람에겐 구애, 난 몇번째 험지출마 요구하나"

[파이낸셜뉴스]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수도권 험지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2일 "당을 떠난 사람에겐 온갖 구애를 다하면서 당을 지킨 사람, 또 나는 험지 요구를 몇번을 받고 있나"라고 반박했다.

보수통합 대상인 새로운보수당 등을 겨냥한 것으로, 김 전 지사는 자신의 고향인 경남 거창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김 전 지사는 공천 배제시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홍준표 전 대표와 달리, 무소속 출마 여부에 "생각도 안해봤다"면서도 "(기회를 주지않을 경우) 민심이 일단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당의 요청에 대해 "이해는 된다. 그정도 요구는 할 수 있지만 내가 처음 이렇게 (고향 출마를) 요청하는 것도 아니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회는 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당을 떠난 사람에겐 온갖 구애 다하고 있다"며 유승민 의원 등 새보수당에 대한 당의 태도에 불만을 내비치면서 "당을 지킨 사람과 나는 험지출마 요구를 몇번을 받는 것인가. 그런데 또 불이익을 준다면 누가 받아들이겠나"라고 강조했다.


거창군수를 지낸 김 전 지사는 18, 19대 총선에선 경남 김해을 지역구로 당선됐고, 2016년 당 최고위원에 올랐으나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공천 파동에 책임을 지고 20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선 당의 요청으로 경남지사 선거에 나섰다.

당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 거부시 공천 배제 등 불이익을 줄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김 전 지사는 "민심에 역효과가 될 수 있다"며 "너무 현실을 못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일단 김 전 지사는 향후 공천배제시 고향에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과 관련, "생각도 안해봤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그런 일이 없기 바라지만 (배제한다면) 그 다음 행보는 뭐겠나. 민심이 일단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 자체가 변화에 대한 교체지수가 높다. 새로움을 만들자는 지역사회 공감대가 있는데, 지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이날 SNS에서 "고향의 품 안에서 성숙한 정치를 하고 싶다"며 당의 요청에 거부의사를 대외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12월 중순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 지역구 출마를 밝힌 이후 한달여만에 다시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의 수도권 출마 요청을 거부했다.


김 전 지사는 "한국정치의 제로섬 풍토로 인해 많은 분들께 상처를 안김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소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꿈을 키우며 자라온 고향의 산천초목.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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