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中 공장 가동중단에 생산차질… LCD패널 공급망 타격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2 18:31

수정 2020.02.02 18:31

韓기업도 신종코로나 영향권
전세계 LCD패널 50% 中서 생산
中 춘절연휴 이번주까지 연장
LCD패널 생산량↓ 가격 인상 우려
中 공급망 문제로 차업계도 타격
쌍용차, 12일까지 평택서 생산중단
현대차, 울산공장의 특근 철회
中 공장 가동중단에 생산차질… LCD패널 공급망 타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중국내 확산으로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생산차질 등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당장 우한과 인접 지역의 한국 기업 생산공장은 춘절 연장으로 가동 재개가 연기됐고, 중국 협력사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LCD산업, 최대 영향권 '신종 코로나'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내 타격을 입을 산업 가운데 LCD 패널이 꼽히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 LCD 패널 생산의 5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과 일본을 추월해 시장을 석권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후베이성은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를 오는 13일까지 연장키로 해 우한지역의 BOE, 차이나스타(CSOT), 티엔마 등의 LCD 패널 공장들은 공장 가동을 미뤄야 한다. 당초, 중국 춘절 연휴는 지난 달 30일까지였는데 이를 2주 연장한 것이다.
이럴 경우 후베이성의 2월 LCD 패널 생산량은 절반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현재 감염 확산 추세라면 지방정부가 추가로 가동 재개 연기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우한은 전세계 LCD 패널 생산량의 1.3%만을 차지해 단기적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중국 지방정부들의 지침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어 인접지 등 다른 LCD 생산공장까지 영향권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은 실정이다. 실제로, 우한과 가까운 쑤저우는 지방 정부가 삼성디스플레이 LCD공장 등 현지 기업들에게 "2월 8일까지 휴무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IHS마킷은 "삼성전자·LG전자 등 글로벌 TV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중국 패널 업체가 노동력 부족과 교통 통제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중국의 LCD TV 패널 생산량은 영업일 감소에 따라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영난을 초래한 LCD 패널 가격도 인상될 여지도 있다고 IHS마킷 측은 예상했다.

■주요 기업, 생산·공급망 차질 현실화

디스플레이 외에 중국내 생산기지를 둔 전기전자, 자동차, 배터리, 화학 등 국내 주요 산업 전반도 춘절 휴일 연장에 따른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후베이성을 비롯해 상하이시, 장쑤성, 광둥성 등 최소 16개 성과 직할시가 기업들의 연휴 기간을 오는 9일까지로 늘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쑤저우 가전 공장을 8일까지 가동 중단할 예정이며, LG전자도 지방정부 방침에 맞춰 생산 재개 일정을 늦추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창저우 배터리 조립공장도 오는 9일까지 생산라인을 정지한다. LS전선은 이창과 우시의 케이블 공장 가동 중단을 각각 오는 9일까지로 조정했다.

다만, 중국내 반도체 공장은 대부분 정상 가동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시안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공장은 춘절 연휴에도 최소 인력으로 가동됐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중국의 상황을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현지 소재, 부품 등의 협력사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한국 현지 공장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달 31일 콘퍼런스 콜에서 "중국내 LCD 공장은 팹 운영전략뿐 아니라 공급망관리(SCM)도 유지돼야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는 이미 중국 공급망 문제로 국내 공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대부분 국내 협력사에서 부품을 조달받지만, 와이어링하니스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4~12일까지 평택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고, 현대차도 울산공장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의 특근을 철회하는 등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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