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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기간 산정 표준안' 만드는 국토부…건설업계 '기대감'

뉴스1

입력 2020.02.03 06:30

수정 2020.02.03 06:30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들. 기사와 관련 없음. © News1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들. 기사와 관련 없음. © News1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옥외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 News1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옥외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 News1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1. A건설 동남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B현장소장은 매일 현장으로 출근하면서 하늘만 쳐다본다. 1년 중 절반이 우기인 현장의 특성 때문이다. 예전에는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야간 작업 등을 적극 활용했는데,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이조차 여의치 않아지면서 그야말로 '하늘에 의지해야' 하는 형편이 됐다.

#2. C건설 국내 건설 현장의 설계 담당자인 직원 D씨는 요새 아침마다 설계도면을 따로 복사해놓는 게 일이다.
'주52시간 근무제'로 한창 업무에 집중하다 시스템이 꺼지는 사례가 빈번해서다. 공기 마무리가 다가올수록 설계와 현장의 차이를 점검할 일이 많아지지만, 자동으로 꺼지는 PC로 혹여 업무가 밀려 지체보상금을 내야 할까 걱정이다.

국토교통부가 건설현장의 '공사기간(공기) 산정기준 관리체계' 마련에 나서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정부의 '주52시간 근로제' 드라이브'에 발을 맞추는 한편 건설 현장의 현실에 맞는 공기 기준을 확립하겠다는 의도다.

3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연구용역을 입찰 공고중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3월1일부터 '주52시간 근로제'의 본격 도입으로 건설 현장의 공기 증가가 예상되자 훈령 제1140호 '건설공사 공사기간 산정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훈령 공포 이후 지난 11개월간 현장을 중심으로 업계에서는 미비점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국토부 산하기관에만 적용 중인 훈령의 적용 범위를 모든 공공 공사로 확대하는 것과 혹한·혹서기, 미세먼지, 해외 건설현장 등 특수한 환경 요인 발생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이번 연구용역은 이러한 현장과 업계의 요구를 좀 더 세밀하게 반영해 발주처와 시공사간 계약 단계에서 공기 산정시 기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근로시간 단축 등 환경변화는 공기 부족을 초래하고, 이는 현장의 안전사고 및 품질저하로 이어진다"면서 "적정 공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번 공기 산정 원칙을 통해 발주청과 시공사 간의 공정한 계약 관행 정착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 공기 연장으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국토부 관계자는 "발주청과 계약 당사자 간 계약 설계 시 참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적정한 공기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명확한 방향성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일본 등 공기 산정기준이 명확한 나라의 기준을 참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기 맞추지 못해 물게 되는 지체잔금 부담 더 커"

국토부의 이런 움직임에 건설 업계는 "건설사(시공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라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해에 만든 훈령이 미흡한 부분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기준을 좀 더 세분화·고도화 하기 위한 연구용역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일부 발주처가 공기를 너무 적게 잡아서 곤란한 부분이 있었다"며 "대형시설물 위주로 적립된 (공기 산정) 기준이 소형 건축물이나 공사 등에까지 세분화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 공사기간 확대로 공사비 부담이 집값 산정이나 건설 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가 늘어나면 간접 공사비가 늘고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공사에서는 오히려 기간이 너무 길게 잡혀서 간접비가 너무 많이 생기는 문제도 있었다"고 짚었다.

하지만 "연구용역의 목적이 부족한 공기를 적절하게 산정하는 것인 만큼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간접비 부담보다는 공기를 맞추지 못해 물게 되는 지체잔금의 부담이 더 크다"고 귀띔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공공 건설공사 표준 공사기간 산정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무리한 공기산정으로 인한 공기 부족과 안전사고, 부실시공, 설계변경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이를테면 고속철도 사업은 착공 후 5년 기준으로 38개 사업 중 36개가, 도시철도사업은 착공 후 6년 기준으로 12개 중 9개가 공기지연이었다.
연구원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근로시간 단축 등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 실제 소요기간을 객관적으로 감안한 세부적인 훈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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