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英방산업계에 '불똥'?

뉴스1

입력 2020.02.03 10:44

수정 2020.02.03 10:44

한국 해군이 운용 중인 해상작전헬기 AW-159 '와일드캣' (해군 제공) 2017.2.1/뉴스1
한국 해군이 운용 중인 해상작전헬기 AW-159 '와일드캣' (해군 제공) 2017.2.1/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불똥'이 영국 방산 업계로 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력 때문에 한국 해군에 대한 영국 측의 헬리콥터 판매계획이 좌절될 것 같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잉글랜드 남서부 요빌에 위치한 영국·이탈리아 합작 방산 업체 레오나르도는 현재 한국 해군의 제2차 해상작전헬기 도입사업(약 9500억원 규모)과 관련해 미국 록히드마틴과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해군은 앞서 2016년 마무리된 1차 해상작전헬기 사업을 통해 레오나르도로부터 AW-159 '와일드캣' 헬기 8대를 도입해 전력화를 마쳤다.

레오나르도는 이후 2차례 실시된 한국 해군의 2차 해상작전헬기 사업 입찰에 유일하게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로서 연이은 계약 성사 가능성이 점쳐졌었지만, 미국 측이 뒤늦게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달려졌다.

미 정부는 작년 8월 MH-60R '시호크' 헬기 12대와 관련 장비·지원 프로그램 등을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한국에 판매하는 안건을 승인했으며, 의회의 최종 동의를 받아 같은 해 11월 한국 정부에도 통보했다.


이에 대해 레오나르도 측은 "우리 회사는 항상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환영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등을 이유로 자사의 '와일드캣'이 한국 해군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기종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모습.

그러나 전문가들로부턴 한국 측이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의식해 록히드마틴의 '시호크'를 2차 사업 기종으로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입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도 (한국 측에) 분명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또한 지난달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구입한다면 우리에게 기쁜 일"이란 입장을 밝혔었다.


현재 한미 양국 정부는 현재 올해 적용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미국 측이 요구하는 한국의 분담금 인상액수가 워낙 커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측은 지난해 협상 시작 당시엔 현 수준의 5배에 이르는 최대 50억달러(약 5조9800억원)를 미군의 한반도 주둔에 따른 한국 측 분담금으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이 동맹국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압박해왔다"며 "아시아와 유럽 지역 국가들이 한국의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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