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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처해달라" 선임계 없이 변론한 민변출신 변호사…法 "징계 정당"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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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인권변호사가 방호경위에게 방문 목적을 속여 검사실에 들어가 검사에게 사건을 잘 봐달라며 변론을 해 견책처분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변호사 김모씨가 법무부의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변호사 징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김씨는 재판에서 "합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사전에 담당 검사의 허락을 받고 방문했다"며 "담당 검사를 방문할 당시 A씨에 대한 변호사 선임서를 제출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2017년 6월 민주노총 모 지역지부장 A씨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상해)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평소 A씨와 친분이 있던 김씨는 상담을 하게 됐다. 이에 김씨는 3달 뒤인 9월28일 오후 4시께 수사지휘 검사를 만나기 위해 해당 지역 검찰청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담당검사의 허락을 받았냐는 방호경위의 물음에 "허락을 받지 못했으나 용건이 있다"고 했고, 전자인식 패찰을 받은 김씨는 검사실로 올라갔다.

담당 검사는 "정식으로 선임한 것이 맞는가"라고 물었지만 김씨는 "영장심사가 있으면 정식으로 선임을 할 것이다"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고 싶어한다" "노조에서는 경찰서에서 구속신청을 하려고 하니 불구속 선처를 바란다"는 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달 뒤인 10월11일 김씨는 A씨에 대한 변호사 선임서를 제출했다.

같은해 11월6일 해당 지역 검찰청 검사장은 김씨가 변호사 선임서를 제출하지 않고 변호를 했다며 대한변호사협회장에게 징계개시 신청을 했다. 대한변협은 지난해 3월19일 김씨에게 견책처분을 내렸다.

해당 처분에 불복한 김씨는 "변호사법을 위반할 고의가 없었다"며 "징계가 과다하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Δ김씨의 행위가 단순한 사건문의를 넘어서 피의자를 변호한 점 Δ평소 민주노총 모 지역본부에서 법적 자문을 했었더라도 A씨의 사건을 당연히 수임할 것이라고 보긴 힘든 점 Δ당시에는 변호사 선임서를 아예 제출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김씨에게 변호사법 위반의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재판부는 "사후에 피의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서를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위 같은 행위는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는 비위행위임이 명백하다"며 "견책은 전과에 대해 훈계하고 회개하는 것으로 가장 가벼운 징계에 해당해, 처분이 과중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법 제29조2에 따르면 변호사는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변호인 선임서나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고 재판 중인 사건이나 수사 중인 형사사건에 대해서 변호하거나 대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