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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결국 '투기' 프레임에 발목…10개월만에 '두번 죽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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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오전 전북 군산시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1대 국회의원 총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9.12.1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오전 전북 군산시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1대 국회의원 총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9.12.1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당으로부터 '불출마' 권고를 받아온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끝내 4·15 총선 출마의 뜻을 접었다.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총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지 46일만이다. 그를 청와대 대변인에서 끌어내렸던 부동산 투기 논란이 10개월 만에 다시 한번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있던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고액의 서울 흑석동 상가주택 건물 매입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았다.

당시 "청와대에서 물러나면 집도 절도 없는 상태여서 집을 산 것일 뿐, 투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청와대 대변인직을 그만둬야 했다.

본인으로선 억울하다고 해도 '전쟁' 수준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역행하는 투기 의혹을,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이 받고 있는 상황이 정권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조용히 지내던 그는 지난해 12월 1일 논란이 된 흑석동 상가주택을 팔아 매각 차익은 전액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고향인 전북 군산 출마설이 구체적으로 흘러나오던 시기였던 탓에 '과거'를 정리하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김 전 대변인은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제가 유용한 곳에 쓰임새가 있길 바란다"며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달 5일 흑석동 상가주택을 34억5000만원에 매각한 그는, 10일에 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내며 총선 출마 채비를 착착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19일 군산시청 브리핑룸에 선 그는 총선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고향 분들이 너그럽게 품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군산에 선거사무소를 차리고 본격적인 출마 행보에 들어갔다. 출마선언 이후인 지난달 말 민주당은 복당을 허용했다.

그의 총선 준비는 당 검증위에서 멈춰섰다. 후보자의 법적 결함 여부를 심사하는 당 검증위는 지난달 14일 예비심사에서 김 전 대변인에 대한 적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부동산 소명자료를 요구했다. 일주일여 후인 20일에 또 심사를 벌였지만 적격 여부를 결론내지 못했다. 검증위는 그를 현장조사 소위에 회부했다.

이와 때를 맞춰 당 안팎에서 김 전 대변인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당내에선 '부동산 투기'로 논란이 된 그가 출마할 경우 총선 프레임 경쟁에서 야당의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되는 것을 우려했다.

당 최고위원인 설훈 의원은 지난달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를 비롯한 일부 논란의 후보들을 향해 "용기 있게 정리하고, 당에 누를 덜 끼치는 쪽으로 결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불출마 결단을 권하기도 했다.

이어진 지난달 28일 검증위 회의에서도 재차 김 전 대변인에 대한 적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례적으로 계속심사 결정이 세차례나 나온 것. 당에선 김 전 대변인이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세차례나 결정을 미룬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 지도부가 그에게 불출마를 권고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그 즈음이었다.

김 전 대변인은 그러나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며 출마 의지를 고수해 당과 불편한 사이가 됐다. 지난 1일에는 이해찬 대표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이 제게 가혹하다"고도 했다.

그는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검증위 단계에서 제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저는 두 번 죽는 셈"이라며 "청와대에서도 물러나고 당에서도 버림받는 것이니 한 사건으로 두 번 교수형 당하는 꼴이 되고 만다"고 호소했다.

사실 그의 흑석동 상가주택 건물 매입은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검증위에서도 법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살폈으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진성준 검증위 간사는 전날(2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김 전 대변인이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소명한 것은 검증위가 충분히 확인했다"며 "투기나 특혜 대출 의혹은 근거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진 간사는 "다만 이 사안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성격, 정무적 성격이 있다"며 "여전히 국민들은 '청와대 대변인으로 근무하면서 그렇게 고가의 상가를 매입하는 것이 적절했느냐'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당의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청와대 내에도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김 전 대변인에 대해 미안하고 애틋해 하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김 전 대변인과 만나 출마를 권유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 전 대변인은 "제가 도전을 결심하는 데는 조국 교수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 전 대변인은 끝내 당 검증위의 최종 심사 시작을 30분 앞둔 이날 오전 "쓰임새를 인정받고자 제 나름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봤지만 이제 멈춰 설 시간이 된 듯하다"며 결국 불출마를 택했다.

당에서는 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를 '당을 위한 결단'으로 존중하면서 예를 갖췄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우리 당이 앞으로 가져가야 할 부동산 정책에 대해 당에 부담을 주는 것이 좋지 않겠다고 최종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김 전 대변인 본인이 많이 부담을 느낄 것이고, 명예로운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당의 기류를 알고 결정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민이 많으셨겠죠"라고 했다.


이제 김 전 대변인은 다시 한번 그만의 시간을 갖고 향후 진로를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으로서도 총선 이후 김 전 대변인의 역할을 다시 한번 고민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대변인의 말대로 이제 '두번 죽은 셈'이 된 탓에, 재기의 과정에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 속단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