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황교안-유승민 '담판' 임박…금주 회동 여부 '통합 분수령'

뉴시스

입력 2020.02.03 14:36

수정 2020.02.03 14:36

이번 주초 황교안-유승민 비공개 회동 가능성 한국당, 통합신당 당명 제정 착수…새보수 반발 태극기세력 규합, 혁통위 역할 등에서도 온도차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0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0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범(汎)중도·보수통합의 양대 축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담판'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번 주 회동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양측 간 걸림돌도 여전해 통합신당의 밑그림을 놓고 신경전이 전개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새로운보수당의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통한 대리 협상에서 통합에 관한 큰 틀의 원칙에 합의를 이뤘다. 총선까지 남은 기간이 두 달 남짓 불과하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직접 만나 통합 방안의 중요 의제를 놓고 '담판'을 지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양쪽에서 무르익고 있다.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주변 인사들에게도 회동을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번 주초·중순께 만남이 성사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합 담판'이 계속 늦춰질 수록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통합신당 논의도 임계점에 봉착해 총선 준비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없지 않다.

유 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주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날짜가 정해진 건 없고 아마 만나도 비공개로 만나야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내에 통합신당에 대한) 결론이 날지 안날지는 저도 모르겠다"며 "왜냐하면 만나봐야 아는 거고 지금 대화가 진행은 되고 있는데 뭔가 조금 시간이 걸리는 그런 문제가 좀 있다"며 황 대표와 이견이 있음을 시사했다.

유 위원장은 "일부에서 좀 억측을 하시는데 제가 3대 원칙(보수재건) 이야기할 때 공천권이나 지분에 대해서는 전혀 제가 따지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분명히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공천이나 지분 관련 대화는 전혀 없다. 양당간의 어떤 통합을 하면 보수 전체가 승리하는 길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대화가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이 공천 지분 등에 대한 논의를 부인함에 따라 통합 대상과 범위를 놓고 물밑 협상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황 대표는 우리공화당 등 이른바 태극기 세력을 포함 모든 보수 세력의 통합을 주장하는 반면 유 위원장은 탄핵 반대세력의 신당 합류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0.02.03.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0.02.03. bluesoda@newsis.com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숱한 걸림돌을 치우고 가까스로 회동이 성사된다면 우선적으로 논의할 의제는 총선 공천과 통합신당 지도체제 등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자체적으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각자 선거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당은 원내외 인사 컷오프, 컷오프 비율 권역별 차등화 등 공천 룰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와 별개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5일 정식 창당하기로 하는 등 보수통합과 별개로 총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보수당도 지난 주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천 심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달 중순 지역구 후보자를 공모한 후 다음달 9일까지 후보 공천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후보 공천 시점과 맞물려 3월 초 발족 예정이다.

양측 간 공천 일정이나 심사 기준, 방법 등이 다른 데다가 양당 출마후보가 겹치는 지역구 정리 등 예민한 문제의 최종 조율은 황 대표와 유 위원장 선에서 담판으로 매듭짓는 것이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새보수당에서 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혁신과 당 쇄신 의지에 신뢰감을 보이고 있어 김 위원장의 역할 문제 등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 당 지도부 해체, 신당 지도부 구성 등에 대해서도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물밑 접촉을 통해 축적한 공감대에서 담판 형식으로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은 장기표(앞줄 왼쪽부터) 국민의 소리 창당준비위원장,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4.0 대표, 황교안 대표,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박형준 위원장. 2020.01.31.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은 장기표(앞줄 왼쪽부터) 국민의 소리 창당준비위원장,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4.0 대표, 황교안 대표,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박형준 위원장. 2020.01.31. photothink@newsis.com
야권에서는 총선 전까지는 집단 지도 체제로 운영하되, 총선 후에 전당대회를 치러 단일 지도자를 선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만약 집단지도제체를 택할 경우 통합신당에 참여하는 주요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한국당과 새보수당 중심의 당대당 통합을 추진 중인 유 위원장의 입장이 통합신당의 변수로 작용하게 될지도 관심이다.

이런 가운데 통합신당의 밑그림을 둘러싼 시각차도 노출됐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의 지도부가 혁신과 통합의 상징성을 반영할 통합신당의 새 당명 선정에 합의한 것을 두고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온도차를 내면서 혼선이 일었다.

한국당 사무처 주도로 신당의 당명과 당색, 로고 등의 선정 작업에 착수해 가안을 만들면 혁통위나 통합신당 창당준비기구에서 이 가안을 토대로 신당 명칭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신당의 마중물을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의 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왔으나, 새보수당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새보수당 고위관계자는 "한국당 자체적으로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신당 당명을 검토할 순 있지만, 우리와 통합신당 당명을 논의하거나 선정을 합의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야권에선 한국당의 당명 교체가 통합신당을 염두에 둔 측면이 크지만, 신당이 불발되더라도 총선을 염두에 둔 당 이미지 쇄신을 노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혁통위 관계자는 "당명 제정 등의 작업은 보통 20~30일이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하려면 상당한 조직과 예산을 갖춘 한국당에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며 "신당창당준비위원회도 이번 주 안에 구성을 마무리해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1.31.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1.31. photothink@newsis.com
통합 추진 기구의 역할에 관해서도 이견이 없지 않다.

한국당은 혁통위가 범중도·보수 진영의 정당과 시민단체를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은 물론 총선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하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지만, 새보수당에서는 통합신당의 주체는 혁통위가 아닌 한국당과 새보수당으로 못박고 있다. 지난달 31일 혁통위의 대국민 보고대회에 황 대표는 직접 참석한 것과 달리 유 위원장은 불참한 것도 통합에 대한 인식 차를 엿볼 수 있다.


통합신당 창당을 주도해온 혁통위는 황 대표와 유 위원장간 회동 결과를 지켜본 뒤 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혁통위 창당준비위원회에 대해 "법적 기구가 아니다"라며 "구속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 책임대표는 "법적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명칭은 신당창당추진위겠지만 실질적 역할은 신당기획단 정도일 것"이라며 "우리는 그 내용을 참고나 채택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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