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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中여행객, 정부가 놓쳤나? 제주도 과잉대응인가?

뉴스1

입력 2020.02.03 14:36

수정 2020.02.03 15:33

3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 에코랜드 테마파크'가 텅 비어 있다. 제주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출신 중국인 관광객 A씨가 제주 여행 중이었던 지난달 22일 방문했던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날 임시휴업을 결정했다.(제주 에코랜드 테마파크 제공) 2020.2.3 /뉴스1 © News1
3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 에코랜드 테마파크'가 텅 비어 있다. 제주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출신 중국인 관광객 A씨가 제주 여행 중이었던 지난달 22일 방문했던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날 임시휴업을 결정했다.(제주 에코랜드 테마파크 제공) 2020.2.3 /뉴스1 © News1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제주를 여행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출신 관광객 A씨는 여행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이 곳을 산책했으며 귀국한 이튿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2020.2.3 /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제주를 여행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출신 관광객 A씨는 여행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이 곳을 산책했으며 귀국한 이튿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0.2.3 /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 여행 후 자국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을 놓고 정부와 제주도의 대응에 온도차가 뚜렷하다.

잠복기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는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환자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제주도민 사이 불안감이 커지면서 제주도는 정부 지침보다 강화한 대응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잠복기에 전염되느냐 여부는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와 국내 전문가들은 잠복기 감염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인 여행객과 접촉자들도 증상 발현 이전이면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제주도에 전달했다.

제주도가 지난 1일 중국인 여행객 A씨의 확진 소식을 듣고도 즉각 발표하지 않은 배경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독일에서 3명이 중국 상하이에서 출장 온 무증상 감염자에 의해 감염됐다는 사례가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질병관리본부의 사례 정의 범위가 너무 좁아 중국인 관광객 접촉자 검사와 증상발현 이전 잠복기 때 대상자의 동선 및 접촉자 파악 제외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본부 사례 관리에 잠복기 중 국내에 머물렀던 확진환자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건의한 상태다.

도는 질병관리본부 지침과 별개로 집중 관리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도는 중국인 A씨 가족의 출국 전 이틀인 24~25일 방문한 면세점과 관광지, 이동수단 등을 일부 공개했다. 공개된 방문지 일부는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이때만 해도 제주도가 과잉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발병 가능성이 없는 곳까지 영업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그러나 A씨가 지난달 24일 제주시 연동 누웨모루 거리에 있는 약국에서 해열진통제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또 중국 우한 출신이자 우한에서 항저우를 거쳐 제주에 입도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A씨가 제주에서 이미 감염 증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졌다.

실제 우한 출신 중국인이 프랑스에 입국하면서 해열제를 먹고 일시적으로 열을 내리는 수법으로 발열검사를 통과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만약 A씨가 감염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겨 입국했다면 해당 환자를 발표 대상에서 제외한 질병관리본부의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제주도 역시 선제적 대응에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확진자가 제주 곳곳을 누빈 게 돼 도민 안전은 물론 주산업인 관광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중국인 확진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도는 진화에 나섰다.

추가 조사 결과 A씨가 해열제를 구입하긴 했으나 약사 면담과 CCTV 등을 토대로 감염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A씨가 제3자에게 주려고 해열제를 샀다는 약사의 증언도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다. A씨가 자신이 해열제를 먹으려던 것을 숨기려 했을 수도 있고 CCTV 영상 만으로 정확한 증상을 파악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다.

A씨가 약을 복용해 증상을 완화했을 가능성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A씨가 구입한 약은 하루에 먹을 분량인데 만약 몸에 문제가 있었다면 약을 더 샀을 것"이라며 "CCTV상에서도 기침 등 증상이 있어보이지 않아 증상이 없다는 것으로 보는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도는 A씨 바이러스 전파 여부의 마지노선을 이번 주까지로 보고 있다. A씨와 접촉한 뒤 자가격리 중인 도민들의 잠복기를 고려해서다.


배성면 단장은 "잠복기 이후 제주에서 확진자가 없다면 A씨가 원인인 발병은 없는 것으로 봐도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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