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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첫 노조 설립 "노조원 150여명…사내 계급제 타파"

뉴스1

입력 2020.02.03 15:39

수정 2020.02.03 15:39

삼성화재 노동조합은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출범선언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뉴스1 © News1 민정혜 기자
삼성화재 노동조합은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출범선언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뉴스1 © News1 민정혜 기자


삼성화재 노동조합은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출범선언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뉴스1 © News1 민정혜 기자
삼성화재 노동조합은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출범선언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뉴스1 © News1 민정혜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삼성화재 창립 68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설립됐다.

오상훈 삼성화재 노동조합위원장은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조 출범선언식 및 기자회견에서 "삼성그룹과 연결돼 있는 성골과 진골, 나머지 귀족과 평민으로 나눠진 사내에서 평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올해 내 과반수 노조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노조는 2019년 12월13일 사내 설립총회를 열고 오상훈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후 지난 1월2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2월3일 오후 설립 신고서를 교부받았다. 노조 설립을 위한 모든 행정적 절차를 마친 것이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삼성화재 노조원은 150여명이다. 노조는 노조원 가입 원서를 실명으로 받지만 그 명단은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있다. 노조원 이름은 위원장만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화재 임직원 규모가 5600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노조 규모는 미미하다. 오 위원장은 "올해 안에 과반수 노조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노조는 입에서 꺼내기 두려운 금기어였고 사측에서는 견제 없는 인사권을 갖고서 약자인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하지 못하도록 관리, 통제해 왔다"며 노조 설립까지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오 위원장은 노조의 첫 기치를 '평민을 위한 노조'로 정했다. 오 위원장은 "삼성화재는 신라시대 골품제처럼 삼성그룹에서 파견된 '성골', 삼성화재에 있다가 삼성그룹 다녀온 '진골', 조직 내에서 성장한 '6두품', 나머지 '평민'으로 나눠져 있다"며 "5%도 안되는 성골과 진골이 조직을 지배하고 귀족이 평민을 괴롭히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입을 권유하면 다윗과 골리앗을 싸움이라 표현하지만, 골리앗은 삼성 하나지만 다윗은 우리 모두"라며 "노조는 대한민국 국민 20%에 달하는 가입자와 전체 임직원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현재 삼성화재에 조직돼 있는 평사원협의회(이하 평협)와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삼성화재에서는 3000명 이상이 가입한 평협이 사측과 임금협상 등을 진행한다.

그는 "노조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평협과는 다르다"며 "노조와의 단체협약은 위반 시 형사처벌을 받고 취업규칙보다 우선하지만 평협의 노사협의회는 사측이 협의를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로 제재할 수 없고 단체행동을 할 권한도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노조는 조만간 사측에 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다. 다만 이 교섭에 응할지는 사측에 달렸다.
오 위원장은 사측에 "직원들에게 변화를 요구하지 말고 당신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며 "노조와 함께 회사의 건전한 발전과 1000만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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