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황교안 용산, 김무성 호남?…한국당도 선거 판짜기 '시작'

뉴스1

입력 2020.02.03 17:09

수정 2020.02.03 17:2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민주당이 주요 지역 출신들로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를 구성하는 등 잰걸음을 걷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도 총선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장 '큰 획'인 황교안 대표의 출마지역 선정을 위해 공천관리위원회가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무성 의원같이 인지도와 관록을 겸비한 중진들을 주요 지역에 착점하기 위한 구상도 시작됐다.

황교안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이 '언제 지역구를 결정하는지' 묻자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비슷한 질문을 수일째 받고 있는 황 대표는 답변을 피하지도 않지만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도 않고 있다.

당초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예고했을 때 종로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다. '정치 1번지' 종로는 전통적으로 보수진영에 유리한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여권에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종로에 출마를 확정해 '미리 보는 대선'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종로의 선거전이 전국적인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당은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황 대표가 종로 아닌 용산·양천구 등에 출마할 경우를 상정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자임했지만 당 대표가 경쟁이 심한 지역에 출마하면 전체 선거판을 이끌기 힘들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당 차원에서 황 대표의 출마지역을 물색하는 것은 다른 거물 정치인들의 포석과도 연결돼 있다.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결정지어야 당 중진들의 동참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당은 영남지역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고향에서 출마하지 말고 수도권 등 전략지역에 나서줄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김무성 전 대표의 호남 출마가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의 호남 출마 관련 "검토되는 안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표는 당의 험지출마 요구를 거부한 채 이미 자신의 고향인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 지역구 출마를 분명히 했다.
다만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이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역시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인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권역별 컷오프와 황 대표의 출마 지역 논의에 대해서는 "수요일(5일)에 본격적으로 하나하나 정리하는 방향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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