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빡빡이 혐오' 논란 일단락, 경찰관들 의견은 분분(종합)

뉴시스

입력 2020.02.03 17:32

수정 2020.02.03 17:32

1인 시위하는 류창민 경사, 일산동부경찰서 마두지구대 소속
1인 시위하는 류창민 경사, 일산동부경찰서 마두지구대 소속

[의정부=뉴시스] 이경환 기자 = 탈모로 인해 삭발한 직원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이 해당 직원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시비가 일단락됐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직된 조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의 뜻까지 밝힌 상황에서 과도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소속 어느 경찰관은 이날 0시께 '경기북부청장의 진심어린 사과를 함께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경찰 내부망에 게재했다.글을 보면,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의정부의 카페에서 삭발한 경찰관인 류창민 경사를 포함한 전국직협준비위 위원장 등 5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 청장은 잘못을 인정하고 현장 직원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또 류 경사가 원한다면 심리치료 등도 적극 지원하는 한편 경기북부청 소속 경찰서에 직협 등에 있어 부족함 점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 이 청장이 사과를 한다기에 다분히 형식적인 사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본인의 계급과 나이를 떠나 잘못을 인정하고 후배들의 인권과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한마디에 경기북부청 공동대표(류 경사)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글에는 "직협의 순기능을 미리 보는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는 등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 경장는 "그동안 관례처럼 상하관계가 경직돼 있던 경찰 조직이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도록 용기를 내 준 류 경사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라며 "이번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외모를 비하하고 사과는커녕 상대방의 잘못으로 몰아가려는 관행은 고쳐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B경정은 "발언의 수위가 잘못됐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청장으로서 직원의 외모가 단정해야 한다는 어찌 보면 원칙적인 발언에 공개적인 비난을 넘어 1인 시위까지 한 것은 수위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의견이 각자 달라 자칫하면 내부 갈등으로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일단락이 된 점은 다행"이라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lk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