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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사태로 美 1분기 성장률 0.5%P 줄어들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3 17:58

수정 2020.02.03 17:58

생산 중단, GDP 90억弗 줄여
부품업체도 타격… 감원 줄이어
보잉 737맥스 생산 중단이 미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잉이 생산 중단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휘말리면서 미국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리고 올 상반기 성장세에도 제동을 걸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 최대 수출업체이자 복잡하고 거대한 미국내 항공기 부품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보잉의 737맥스 생산 중단은 미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잉 737맥스 운항정지 후유증이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제한적이었다. 보잉이 운항허가를 기대하며 여전히 생산을 지속한 덕이다. 보잉은 월 52대 생산에서 지난해 3월 전세계적으로 맥스 운항이 중단된 뒤인 4월부터 한달에 42대로 생산규모를 줄였다. 그러나 미 연방항공청(FAA)의 운항허가가 늦춰지면서 보잉은 지난주 생산 중단을 결정한 상태다.

보잉은 운항허가가 다시 나오기 전까지는 생산재개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 중반 허가가 떨어진다면 앞으로 2년에 걸쳐 맥스 생산이 서서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 42대 생산 중단은 금액면에서 엄청난 손실 규모다. 맥스는 대당 5500만달러 수준이다. 보잉이 올해 목표한 판매규모 600대 이상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억달러가 넘는다. 미 GDP에서 300억달러 이상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미 GDP는 21조4000억달러였다. 게다가 부품공급망을 타고 그 충격은 확산된다. 엔진부터 좌석, 항공기용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주요 부품업체들만 600개가 넘는다. 이들의 매출, 고용 등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맥스 조립 공장에서만 1만2000명이 일한다.

이 때문에 맥스 생산 중단은 1·4분기 미 GDP 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2·4분기 성장률 역시 그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IHS마킷의 조엘 프라켄 이코노미스트는 보잉 위기의 충격은 "허리케인 충격보다 클 것"이라면서 1·4분기 미 GDP를 90억달러, 2·4분기에는 130억달러를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4분기 미 GDP 성장률이 이때문에 연율기준 2.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은 2.1%, 지난해 전체로는 2.3%를 기록했다.

부품 공급망 충격도 우려된다.

프랑스 사프란과 합작벤처를 통해 맥스 엔진을 공급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은 올해 맥스 엔진 생산 규모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축키로 했고, 맥스 최대 부품공급업체로 동체를 만드는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 홀딩스는 올 생산규모를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인 200대 정도로 낮춰 잡았다. 스피릿은 2800명 감원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 보잉은 앞으로 여러 변수들에 노출될 전망이다. FAA 운항허가 재개가 지연되면서 생산 차질이 더 길어질 수 있고, 운항시 승객들이 맥스 탑승을 거부하게 되면 항공사들에 물어줘야 할 보상비용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또 보잉의 고객 항공사들이 경쟁자인 유럽의 에어버스나 2030년대 초반 인도를 목표로 하고 저가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으로 갈아탈 우려가 제기된다고 WSJ은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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