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우리금융 이사회·노조 "손 회장 지지" 표명...지배구조 리스크 우려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3 18:06

수정 2020.02.03 20:01

우리은행 노조 "금감원 책임회피·권한남용" 
우리금융 이사회 "손 회장 선택 기다릴 것" 
차기 회장 재선출 과열 우려 
손 회장 물러난 후 연말까지 회장-행장 겸직체제 유지 관측 
우리금융 이사회·노조 "손 회장 지지" 표명...지배구조 리스크 우려
[파이낸셜뉴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금융감독원의 파생결합펀드(DLF)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은 가운데 우리은행 노조와 우리금융 이사회는 여전히 손 회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는 손 회장이 물러날 경우 차기 회장 재선출과 관련한 지배구조 리스크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조는 금감원의 중징계를 비판하며 손 회장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중징계를 금감원의 '책임회피'와 '권한남용'으로 규정했다. 애초 금감원이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사모펀드 육성을 강요했는데, 최소한의 책임없이 금융사 제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내부통제와 관련한 법적 처벌 근거가 없음에도 CEO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은행이 신속한 배상과 소비자보호 방안 등을 적극 시행한 점은 전혀 감안이 되지 않은 채 금감원이 면피성으로 과도한 제재를 가했고, 전례를 보면 그 제재도 일관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손 회장이 사임이나 연임 포기 등을 하지 말도록 설득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있는 우리금융 이사회도 아직까지 손 회장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금감원의 DLF 사태 징계가 최종 확정되기 전 일찌감치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그만큼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금감원이 "이사회의 책임있는 판단을 기대한다"며 사실상의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손 회장의 선택을 기다리고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이사회는 손 회장에 우호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왔고, 지난해 회추위에서 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대할 때도 비단 경징계만이 아닌 중징계도 감안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비록 중징계가 현실이 됐지만, 손 회장의 최종 선택이 나오기 전 이사회에서 방향을 결정짓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에 대한 우리은행 노조 및 우리금융 이사회의 지지는 무엇보다 차기 회장 재선출을 둘러싼 리스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주사 출범 초기이고 그동안 손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해 온 상황에서, 손 회장을 대체할 만한 내부인사가 드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외부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차기 회장 후보에 적잖게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재심에서 손 회장에 불리한 결과를 예측하고 징계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유력한 내·외부 인사들이 물밑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후문이 많았다"며 "차기 회장을 놓고 후보들이 난립하게 되면, '낙하산' 및 '관치 금융' 등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물러나면 연말까지 회장이 행장을 겸직하는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차기 회장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라며 "이사회도 과열 양상을 우려해 손 회장이 물러나는 즉시 후속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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