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사모펀드 못믿어"… 5개월간 3조7천억 '썰물'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3 18:12

수정 2020.02.03 18:12

DLF·라임 사태로 투자자 이탈
우리은행 개인 판매는 '반토막'
"은행 사모펀드 못믿어"… 5개월간 3조7천억 '썰물'
지난해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과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가 DLF 사태 이전에 비해 약 3조7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DLF 피해가 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사모펀드 잔액은 각각 55.6%, 34.8% 급감했다. 이들 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3차 DLF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사모펀드 6개월 판매중단 처분을 받아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은행권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5조33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DLF 불완전판매 이슈가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말(29조51억원)과 비교해 5개월 만에 12.7%(3조6698억원) 줄어든 수치다. 특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개인·기관투자가에게 판매한 사모펀드 잔액은 4조7970억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36.5%(2조7563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도 판매잔액이 17.0%(6496억원) 줄었다.

이는 DLF 불완전판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등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관투자가보다 개인투자자의 이탈 규모가 컸다. 우리은행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사모펀드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조3042억원으로 지난해 7월 대비 55.6%(1조6358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개인투자자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조87억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34.8%(1조716억원) 줄었다.

향후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금감원 3차 제재심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6개월간 사모펀드 판매중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달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제재심의 제재 처분이 확정돼 통지되면 그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금융위는 이르면 오는 3월 초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짓기로 해 그 이후부터 사모펀드 판매중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를 초과하는 파생상품, 파생결합증권 등을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정의하고, 이와 관련된 사모펀드를 은행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은행의 사모펀드 계좌 수도 점차 줄고 있다.
지난해 말 은행권의 사모펀드 계좌 수는 3만7409개로 지난해 7월 대비 35.9%(2만963개) 감소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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