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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반도체 연구개발 …‘명장’까지 올랐죠" [fn이사람]

삼성전자 반도체회로 설계담당
이승권 파운드리사업부 개발자
지난달 시무식서 ‘삼성명장’ 영예
R&D 전문성 인정받는 선례 남겨
"후배들에 기술 노하우 전파할 것"
"35년간 반도체 연구개발 …‘명장’까지 올랐죠" [fn이사람]
"반도체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명장'이라는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준 게 가장 기쁩니다."

35년간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회로 설계를 담당한 파운드리사업부의 이승권 개발자(53·사진)는 경자년 새해가 어느 해보다 남다르다. 그는 지난달 2일 시무식에서 '삼성명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인증패를 받았다. 올해 삼성전자에서는 이 명장을 비롯해 3명만 삼성명장의 영예를 안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도입한 삼성명장은 기술 전문성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제조 관련 분야에서 최소 20년 이상 근무한 장인 수준의 최고 기술전문가를 인증하는 제도다. 지난해와 올해 삼성 제조 계열사를 통틀어 8명만 명장에 선정됐다.

특히 이 명장은 올해 신설된 반도체 레이아웃 분야에서 첫 주인공이 됐다. 레이아웃은 반도체의 층별 회로기판의 패턴을 디자인하는 일이다. 새로운 반도체 생산공정을 만들 때 저비용으로 성능을 최대화하는 중요한 업무다. 일종의 '반도체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이 명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84년 입사해 35년간 반도체 레이아웃 업무만 했다. 고교 졸업 이후 한 우물을 팠다. 이 명장은 "입사 당시에는 벽시계에 들어가는 집적회로(IC)의 레이아웃과 회로를 설계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수십억개의 레이아웃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명장 선정에 대해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걸 가장 흐뭇해했다. 이 명장은 "통상 '명장'이라면 설비나 품질 분야를 떠올린다"며 "R&D 분야도 오랜 경험의 숙련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았지만 반도체 레이아웃 업무는 그에게 항상 도전의 연속이다. 그는 "여전히 업무가 어렵다"며 "항상 주어지는 목표는 100%가 아니라 120%, 130%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서 결과를 뽑아내야 하니까 쉬운 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만큼 결과를 얻고, '정상 동작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의 희열 때문에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명장은 회사에 몸담는 동안 후배 양성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실제로 이 명장은 사내대학인 삼성전자공과대학(SSIT) 반도체공학과를 졸업하고, 레이아웃 기술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전파하는 데 애쓰고 있다.

그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이를 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반도체인의 신조 1번인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라는 말처럼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당부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