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김승연 회장 3남 복귀 가시화…한화 경영 승계 속도 낸다

뉴스1

입력 2020.02.04 06:00

수정 2020.02.04 09:5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월2일 신년사를 하고 있다.(한화그룹 제공) © 뉴스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월2일 신년사를 하고 있다.(한화그룹 제공) © 뉴스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왼쪽),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보험 상무(가운데),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오른쪽) © News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왼쪽),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보험 상무(가운데),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오른쪽) © News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7)의 3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 팀장(30)이 최근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경영 일선 복귀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중 유일하게 현업에서 비켜서 있던 막내아들의 합류가 가시화되면서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주사인 ㈜한화와는 별도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나눠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을 두고 경영 승계에 활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술집 폭행 후 자숙했던 김동선 전 팀장, 독일 말 목장 처분…국내로 활동 무대 옮긴 듯

4일 재계와 한화그룹 등에 따르면 김동선 전 팀장은 지난해 말 독일 벡베르크(Wegberg)에 있는 자신의 종마 목장을 처분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았다.
승마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김 전 팀장은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경기 고양시 로얄새들승마클럽 등에서 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팀장은 한화갤러리아승마단 소속으로 활약하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까지, 아시안게임 3개 대회 연속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4년에는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 과장으로 재직하며 경영수업을 쌓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는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을 맡았지만, 2017년 술자리에서 두 번의 폭행 사건을 일으킨 뒤 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막내아들의 술집 난동 소식을 접한 김승연 회장은 크게 화를 내며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독일로 건너간 김 전 팀장은 2018년 5월 독일 벡베르크 말 농장을 인수해 개인 훈련 등에 활용했고, 이듬해인 2019년 3~4월쯤에는 독일 서부 뒤셀도르프에서는 라운지바(Lounge-Bar)와 샤부샤부 레스토랑을 열고 요식업 사장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김 전 팀장은 라운지바에서 현지 한국인을 비롯해 일본, 중국인들을 겨냥해 한식과 막걸리, 일식 등을 판매했지만 비싼 가격 등으로 영업 실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형제 지분 100% 소유, '에이치솔루션' 지분가치 제고 위해 총력전 전망

재계에서는 김 전 팀장이 독일에서 비싼 수업료를 내고 요식업 수업을 쌓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맡았거나 맡고 있는 그룹 내 역할을 감안하면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36)은 화약·화학·태양광 사업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보험 상무(34)는 금융을, 막내인 김 전 팀장은 레저·서비스·건설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지주사인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으로 22.65%(보통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동관 부사장이 4.44%, 김동원 상무가 1.67%, 김동선 전 팀장이 1.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화그룹에는 세 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존재한다. 시스템 통합·관리 등을 주업으로 하는 에이치솔루션의 최대주주는 김동관 부사장으로 지분 50%를,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 전 팀장이 각각 25%씩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재계는 한화그룹이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 등을 통해 경영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집단에너지사업 등을 영위하는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다름 아닌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39.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에너지가 중간지주사격인 셈으로,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이 이뤄지면 사실상 최대주주인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와 세 형제의 지분 가치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상장한 한화시스템의 지분도 14.48% 보유하고 있다. 세 형제의 지분가치가 높아지면 향후 지주사인 ㈜한화의 지분 매입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기업 간 합병 시 유리한 합병비율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아직 건재하다고는 해도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다, 세아들 중 장남인 김동관 부사장은 마흔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세 형제가 불만 없이 자리 잡는 후계 구도가 이뤄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자 경영 승계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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