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르포] "현역 대상입니다"…신종 코로나 뚫고 올해 첫 병역검사

뉴스1

입력 2020.02.04 06:01

수정 2020.02.04 09:00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병역대상자들이 출입문을 지나기 전 손소독을 하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병역대상자들이 출입문을 지나기 전 손소독을 하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 손소독제가 배치되어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 손소독제가 배치되어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병역대상자들이 심리검사를 하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병역대상자들이 심리검사를 하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검사 대상자가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검사 대상자가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검사 대상자가 현역 판정을 받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검사 대상자가 현역 판정을 받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모종화 병무청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관계자들에게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고 있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모종화 병무청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관계자들에게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고 있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수고하셨습니다. 1급 현역병 입영 대상입니다"

병역판정관이 신체검사를 마친 한 수검자의 최종 결과를 통보하자 마스크를 쓰고 있던 이 수검자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검사장을 빠져나갔다. 올해의 첫 병역판정검사가 시행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의 모습이었다.

기자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 병역검사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 검사장 입구에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출입하는 모든 인원은 손소독제를 듬뿍 바르고 마스크도 착용하고 나서야 접수를 할 수 있었다. 취재진도 예외 없었다. 이후 체온 측정을 받고 정상 체온임을 확인한 뒤에야 검사가 시작됐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다소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로 병역검사가 진행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 본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이날 병역검사장 내에서 만난 50여명의 수검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을 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동요하는 모습은 특별히 느낄 수 없었다.

검사장에서 만난 수검자 최지현씨(20·서울 양천구)는 "사전에 중국을 다녀와 발열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연기 조치를 한다고 들어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며 "오는 길에 보니 지하철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병역검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왔다"고 말했다.

앞서 병무청은 지난달 28일 현역병 입영 대상자, 병역 판정검사 대상자 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자로 입영통지서를 받은 사람들 중에서 우한을 다녀온 후 14일 이내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입영 연기 조치한다고 밝혔는데 이날 연기를 신청해 검사장에 오지 않은 수검자는 11명(서울지방병무청 기준)이라고 병무청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병역판정검사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하여 자체 위기대응팀을 가동하여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검사장 입구 외에도 각 구역별로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충분히 비치돼 있었다.

수검자들은 순서에 따라 먼저 PC에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나라사랑카드'를 발급 받았다. 나라사랑카드는 병무청에서 징병검사 시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을 통해 발급 받는 다기능 스마트카드로, 병역증, 군 봉급 입금계좌, 전역증, 신분증 역할을 한다. 특히 병역검사 결과(신체등급)까지 전자서식으로 저장해 최종 결과는 이 카드로 확인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카드 발급이 끝나자 수검자들은 1층에서 준비된 PC를 이용해 질병상태문진표를 작성하고 심리검사(인성검사, 인지능력검사)를 받았다. 이때는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과거 일일이 손으로 글씨를 쓰던 것에 비해 진행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1차 심리검사에서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2차 심리검사를 받게 되는데 대부분은 1차 검사로 마무리된다. 다만 병무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심리사를 한편에 대기시켜 두고 있었다. 추가로 검사가 필요한 인원이 나올 경우 1:1로 상담을 진행하기 위함이다.

이 절차가 지나자 수검자들은 2층으로 올라가 방사선 촬영을 비롯해 임상병리(소변·혈액검사)를 했고 다시 1층으로 가 혈압측정 등을 진행했다.

수검자들은 각 검사가 진행되는 곳 앞에서 순서대로 일렬로 앉아 대기하다가 차례차례 들어가서 검사를 받고 나왔는데 이 장면은 마치 직장인들이 연말이면 종합병원에서 실시하는 건강 검진의 모습과 흡사했다. 처음 보는 이들끼리 나란히 앉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수검자들의 표정은 어색했고 멍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거나 바닥을 바라보는 수검자들이 많았다.

병무청은 지난해부터 알코올성 간질환이나 심혈관계질환, 그리고 잠복 결핵 검사 등이 추가했는데 올해부터는 당뇨질환 판별을 위한 당화혈색소 검사를 전면 실시해 자그마한 증세라도 꼼꼼히 확인했다.

특히 백혈병 등 악성혈액질환으로 이미 확진된 인원의 경우 검사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서류심사를 통해 병역을 감면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 절차가 더욱 효율적이게 됐다는 게 병무청 측의 설명이다.

대기시간을 포함해 1시간30여분간 2층에서의 검사를 마치고 수검자들은 3층으로 올라가 신장·체중 측정, 혈압·시력측정 외에도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추가 검사를 진행했다.

30분 안팎으로 이 검사 단계를 거치면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수검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비장함까지 느껴졌지만 친구끼리 함께 온 듯한 2명의 수검자는 대기시간 내내 옆사람이 들릴 만한 소리로 잡담을 하며 긴장감을 해소하려 했다.

이들은 이날 새벽에 진행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경기와 연예계 소식 등으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수검자들 간 다소 적막한 분위기 속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였지만 그렇다고 주변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아는 사람들끼리 만나 교육 대기 도중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과 다소 비슷했다.

수검자들은 과목별로 검사를 받고서는 전담의사와 상담을 하고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안내 받았는데 한 수검자는 자신이 느끼는 허리 통증이 판정 결과에 반영이 돼야 한다는 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수검자는 자신이 평발이라는 점을 의사와 나눴는데 '정상' 판정을 받을 수 있는 정도라며 현역 판정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 모든 절차를 거친 수검자들은 이윽고 병역판정관 앞에 앉았다. 병역판정관은 상세하게 수검자의 검사 결과에 대해 설명해줬고 수검자들 방향에 놓인 모니터에 최종 결과를 띄웠다. 수검자들 입장에선 나라사랑카드를 발급 받은 이후 대략 3시간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현역 판정을 받은 2001년 9월생 김모씨는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표정으로 신체검사 결과 통보서를 받고 옷을 갈아입고 검사장을 빠져나갔다. 1998년 12월생 성모씨, 1998년 6월생 최모씨, 2001년 1월생 송모씨 등 현역 판정을 받은 다른 수검자들의 표정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병무청은 모든 검사를 받고 나가는 인원들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에너지바를 하나씩 나눠줬다. 수검자들은 검사복에서 사복으로 환복한 뒤 한 손에는 에너지바를, 한 손에는 3시간 동안 쥐지 못했던 휴대전화를 들고 검사장 밖으로 빠져 나갔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그대로 착용한 상태였지만 일부 인원은 검사 내내 끼고 있던 마스크가 답답했던지 벗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편 이날 모종화 병무청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후 첫 병역검사 현장을 방문해 각 검사 구역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담당자들에게 궁금점을 물어봤다.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거치는 적성분류관 앞에 서서 "수검자들의 학력은 정확히 언제 기준으로 정해지느냐.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듯이 학력 위조의 가능성이 없느냐"라고 묻기도 했다.


모 청장은 "오늘부터 10개월간 28만여명을 대상으로 병역판정검사를 실시한다"며 "전 검사장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병역의무자의 건강과 편익을 도모하는 등 병역의무 이행에 불편함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선 "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협조해 적극 대응 중이며 자체 위기대응팀을 가동해 예방정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특히 2월 검사 대상자 중 중국을 방문한 234명을 사전 파악해 귀국 14일이 경과하지 않은 1명을 우선 연기 조치했다.
그리고 병역판정검사장에 방문한 사람도 입구에서 전원 체온을 측정해 의심자가 발생하면 귀가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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