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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로 골프·전별금으로 골드바' 한국외대 회계부정 18건 적발

뉴스1

입력 2020.02.04 11:08

수정 2020.02.04 11:08

교육부 세종청사 © News1 장수영
교육부 세종청사 © News1 장수영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아무 증빙자료도 없이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조성된 교비로 골프장을 드나들고 퇴임할 때는 골드바를 사서 전별금으로 나눠주는 사립대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4일 가야대, 삼육보건대, 숙명여대, 한국외대를 대상으로 지난해 3~4월 실시한 회계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4개 학교와 법인에서 부적정한 회계 처리가 총 41건 적발됐다. 한국외대가 18건으로 지적사항이 가장 많았고 가야대 9건, 숙명여대 8건, 삼육보건대 6건 등이다.

감사 결과 한국외대 A보직교수는 법인카드로 식대, 골프장 이용료 등 1억4400여만원을 결제하고도 일시, 장소 등 제대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교비회계에서 업무추진비로 집행했다. 교육부는 A교수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또 퇴임하는 처장 3명에게 '퇴임 전별금' 명목으로 현금 900만원과 골드바 등 금 15돈(구입비 300만원)을 지급했다. 인사 발령으로 보직이 끝난 처장단 9명에게 격려금으로 총 300만원을 회의비 예산에서 나눠주기도 했다.
이사회 승인 없이 석좌교수 8명의 급여 8억5500여만원, 석좌교수 운영비 4500여만원 등 총 9억여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사실도 적발됐다.

규정에도 없는 수당을 교비회계에서 지급하기도 했다. 한국외대는 규정도 없이 교무위원 88명에게 유류비 2억9000여만원을 지급했고, 학과장 915명(누적인원)에게는 활동비 4억여원을 나눠줬다. 교직원 11명에게 예산 편성 업무에 대한 수당 1500여만원을 지급했고, 총 2007명(누적인원)에게 규정에 없는 회의비 1억6000여만원을 지급했다.

학교법인 관련 소송 86건에 대한 비용 12억7000여만원은 사립학교법상 법인회계에서 지급해야 하지만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사실도 적발됐다. 교육부는 소송비용을 법인회계에서 교비회계로 전출하도록 조치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학교법인 산하 교육사업기관인 (주)외대어학연구소와 관련해서도 부적정한 운영이 여럿 적발됐다. 한국외대는 유학업체 4곳을 통해 학부 유학생 606명을 유치하면서 유치 수수료로 2억6800여만원을 지급했는데 외대어학연구소에는 다른 업체보다 10~20%p 높게 수수료 비율을 책정했다.

교육부는 한국외대가 외대어학연구소에 유치 수수료 8000여만원을 과다 지급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또 한국외대 B처장은 총장 허가 없이 외대어학연구소 등 2개 회사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6500여만원의 보수를 받는 등 사실상 영리업무에 종사한 사실도 적발됐다.

B처장은 총장 허가 없이 중간고사 기간에 어학연구소 사업 명목으로 베트남 여행을 두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다른 한국외대 교수 6명도 총장 허가 없이 어학연구소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회의 참석 수당 등을 챙겼다.

가야대에서도 C교수가 지인과의 식사비 등 사적으로 사용한 비용 331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복리후생비 등으로 집행한 사실이 적발됐다. 교육부는 C교수를 고발했다. 매달 보직수당 150만원을 받는 C교수에게 보수규정에 없는 직급보조비 3000여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가야대는 또 학교 공사 17건(13억2000여만원)을 진행하면서 일반경쟁입찰 대상인데도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전문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와 총 3건의 시설공사를 2억여원에 계약한 사실도 드러나 검찰에 고발했다.
가야대 법인인 대구학원은 학교발전기부금으로 받은 1억3000만원을 교비회계에 넣지 않고 법인회계 수입으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경고 처분을 받았다.

숙명여대는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인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비 1000만원을 이 사업과 무관한 대학 정시모집 입학홍보비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숙명여대의 한 조교수는 교내연구비 800만원을 지원받은 연구논문을 단순히 영문으로 번역해서 해외 학술지에 게재한 후 이를 다시 대학에 제출해 교내 연구비 400만원을 부당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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