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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 "농축산물 유통 구조 전면 개혁"

뉴시스

입력 2020.02.04 14:43

수정 2020.02.04 14:43

서면 취임사…강원 홍천군서 농업인 간담회로 취임식 대체 "10대 작목 선정, 농협 자체 수급예측 정보 시스템 구축할 것" "'농업인 월급제' 등 소득 안정에 총력…청년·여성 지원 확대"
[서울=뉴시스]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4일 강원도 홍성군에서 현장 취임식을 하며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 제공) 2020.02.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4일 강원도 홍성군에서 현장 취임식을 하며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 제공) 2020.02.04.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 이성희 제24대 농협중앙회장은 4일 "농축산물 유통 구조를 전면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신임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농축산물 유통 구조상 가장 큰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기상 재해나 수급 예측 오류에서 나타나는 과잉 내지 과소 생산이 가격 급등락의 주 요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적인 수급 조절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이 회장은 주장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10대 작목을 선정하고 농협 자체적인 '수급 예측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파종에서 수확까지 전 단계를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소매 유통은 농·축협 하나로마트 중심으로 육성하고 농협 쇼핑몰을 미래 산업으로 키워나가는 등 기존의 유통 체계를 타파해 유통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며 "조합장들과 농민 단체, 유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올바른 유통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최고의 품질로 적정량을 생산하고 시장 트렌드에 맞는 유통 체계를 가꿔 농축산물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안정된 농가 기본소득 체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회장은 "'농업인 월급제'와 '농업인 수당', '농업인 퇴직금제' 같은 소득 안정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농협 재단을 조합원 복지 기관으로 개편하고 다양한 복지 사업을 개발·추진하는 등 농업인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래 한국 농업을 이끌어 나갈 청년 농업인을 적극 육성하고 가사·육아 부담에 힘겨워하는 여성 조합원 지원 확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축·원예·인삼협별 숙원 사업을 해결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도 내놨다.

이 회장은 "모든 사업을 농·축협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개별 농협은 물론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합상호지원자금은 재해 지원 등 최소한의 자금만 중앙회에 남겨두고 시도별, 품목별로 자율 배분토록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현장에 계신 조합장들의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경제 사업을 품목별·축종별 연합회 중심으로 재편하고 상호 금융 역시 최고의 전문성, 생산성,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해 은행권을 능가하는 제일의 금융 기관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며 "농협의 미래 성장 산업으로 축산을 지속 육성하기 위해 '축산 4개년 발전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4일 강원도 홍성에 위치한 딸기 농가를 찾아 일손돕기를 하며 현장 취임식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 제공) 2020.02.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4일 강원도 홍성에 위치한 딸기 농가를 찾아 일손돕기를 하며 현장 취임식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 제공) 2020.02.04. photo@newsis.com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전담 조직을 꾸려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농협' 구현을 위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인공지능 비닐하우스 농법을 보급할 '디지털 농업인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농축협별 유통·금융몰 구축, 스마트 축사, 스마트 영농 모델 보급 등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농협의 성공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고 국제 협동조합 활동도 확대해 나가겠다"며 "차입금 증가로 악화된 중앙회 재무 구조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창립 60주년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가는 기틀을 마련하는 등 내실 경영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농토피아(農+ Topia) 구현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다 쏟을 것"이라면서 농협법 제1조(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를 가슴에 새기고 업무에 임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농협이라는 조직에는 성과도 있었지만, 도덕성과 경영 실적은 미흡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시대를 앞서간다는 각오로 모든 업무 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가고 타성에 젖은 업무 행태를 가다듬겠다"며 "바르고 역동적인 조직 문화, 경영 성과를 이루는 기업 문화, 농업인 편의 중심의 협동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전 30여명의 임직원들과 함께 강원 홍천군 소재 농촌 현장을 찾아 농업인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겸한 현장 취임식을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증이 국내에서 확산되면서 공식 취임식을 이 일정으로 갈음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이날 만난 농업인들에게 방역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전달하면서 "우리 농촌에 산적해 있는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일선 농업 현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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