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20대 갭투자자, 부모에 세놓은 돈으로 10억 강남아파트 구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4 16:14

수정 2020.02.04 16:14

[파이낸셜뉴스]
앞으로는 전세금 형식을 빌려 가족 간 편법 증여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가족 간에 증빙 없이 금전을 거래한 사례 등 탈세가 의심되는 사안들에 대해 정부가 직권 조사에 나선다.
앞으로는 전세금 형식을 빌려 가족 간 편법 증여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가족 간에 증빙 없이 금전을 거래한 사례 등 탈세가 의심되는 사안들에 대해 정부가 직권 조사에 나선다.

#. 20대 A 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아파트를 10억원에 구입했다. 전세금 4억5000만원을 끼고 산 갭투자로 나머지 5억5000만원은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4억5000만원과 본인 돈 1억원으로 충당했다.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는데 들어간 본인 돈은 1억원이었다. 정부가 이상거래 징후를 포착해 파악한 결과 임차인은 부모였다. 국세청은 이를 임대보증금 형태 편법 증여 의심사례로 보고 조사 중이다.



#, B씨는 자기자금 5000만원만으로 17억원 상당의 강남구 소재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고 약 5억5000만원을 빌렸다. 이는 증여세를 우회하기 위한 편법증여 의심사례로 분류된다.

앞으로는 전세금 형식을 빌려 가족 간 편법 증여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가족 간에 증빙 없이 금전을 거래한 사례 등 탈세가 의심되는 사안들에 대해 정부가 직권 조사에 나선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서울시,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서울지역 실거래 합동조사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울 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 2차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월에 이은 두번째 조치로, 가족간 편법 증여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꼼수 갭투자·사업체 불법 대출 횡행
이번 2차 조사는 지난번 1차 조사에서 검토가 마무리되지 않은 545건과 지난 10월까지 추가로 추출한 788건 등 총 1333건을 조사 대상으로 한다. 편법 증여, 가족 간 금전거래 등 탈세가 의심되는 670건은 국세청이 들여다보고 있다.

국토부 김영한 토지정책관은 "가족간 금전거래가 편법증여의 수단으로 쓰여진 정황이 있는 경우 세무당국이 별도의 과세자료를 갖고 거래의 진정성 여부에 대해 정밀 검증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인이 사업자 대출을 받아 용도 외로 사용하는 등 대출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94건 발견됐다. 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상호금융조합으로부터 투기지역 내의 주택구입목적 기업자금을 대출 받았거나 개인사업자가 사업자 대출을 용도외 유용하는 등의 경우다.

이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새마을금고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가 대출취급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 등을 실시하여 규정 위반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김부곤 팀장은 "비즈니스 속성에 따라 사업체도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은 가능하다"면서 "다만 재택근무 사업체 등 사업 규모나 속성에 따라 대출 여부가 갈릴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탈세용 편법 증여 뿌리 뽑는다
오는 3월부터는 불법자금, 편법증여에 대한 정부 조사가 더 강화될 예정이다. 부동산거래신고법이 개정되면서 지자체만 갖고 있었던 실거래 조사 권한을 국토부도 갖게 됐다.

국토부는 1차관 직속으로 경찰 6명과 국토부 직원 7명 등으로 구성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설치해 실거래 조사와 불법행위 수사를 전담한다. 또 한국감정원에 40여명 규모로 실거래상설조사팀을 만든다.

자금조달계획서 고강도 조사 대상지역도 확대된다. 오는 21일까지 해당 지역을 서울 25개 구에서 과천, 하남 등 ‘투기과열지구 31개 지역‘으로 늘리고, 3월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등 전국으로 확대한다. 또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초과 주택 거래의 경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시 계획서 작성 항목별로 이를 증빙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당초 강남 집값 잡기를 넘어 과도한 조사로 부동산시장 자체를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영한 토지정책관은 "정상적으로 납부해야 될 세금을 내지를 않고 편법 증여를 통한 거래를 단속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 지역 중심으로 차입금 과다, 현금 위주 거래 등 비정상 자금조달이 의심되는 이상거래 의심건수가 증가하면서 합동조사에 착수, 지난해 1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3차 조사결과는 오는 4월께로 예상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