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둑 무너진' 바른미래…이찬열 필두로 연쇄 탈당·폐업 수순

뉴스1

입력 2020.02.04 15:11

수정 2020.02.04 15:1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한재준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3선)이 4일 끝내 손 대표에게서 등을 돌리면서 위태위태하던 당의 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조만간 호남계 의원 및 안철수계 의원들까지 집단 탈당이나 '셀프 제명'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바른미래당은 결국 창당 2년도 안돼 폐업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찬열 의원은 이날 "이제 한계인 것 같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계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접수됐다.


당이 탈당계를 처리하면 20명인 바른미래당은 19명으로 줄어 즉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고 교섭단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으로 재편된다. 비교섭단체로 추락하면서 총선 전에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도 수십억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이 의원에 이어 현재 호남계 의원(주승용·박주선·김동철·김관영)들도 손 대표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는 입장이고,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6인(이동섭·김중로·이태규·김삼화·신용현·김수민)은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

호남계는 일단 손 대표의 결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손 대표는 앞서 호남계 의원들과 만나 대표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이미 일부 호남계 의원은 탈당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철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손 대표가 명예롭게 퇴진하면 우리는 탈당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것이 아니라면 손 대표 체제로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느냐. 손 대표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호남계 의원들이 탈당을 한 후 의석 수의 우위를 점해 출당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탈당을 선언한 이찬열 의원을 포함해 20명이다. 이중 안철수계인 권은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6인, 호남계 4인, 바른미래당에 속해 있지만 정당 활동을 안하거나 다른 정당에서 활동하는 의원 4인(이상돈·박선숙·박주현·장정숙)이 있고, 옛 당권파인 임재훈 의원, 채이배 의원, 최도자 의원, 김성식 의원이 있다.

만약 호남계가 탈당할 경우 안철수계가 바른미래당의 과반을 점하게 된다.
이 경우 셀프 제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수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셀프 제명을 하려면 호남계 의원이 탈당하고 난 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탈당까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시간을 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만약 안철수계와 호남계가 모두 이탈할 경우 손 대표는 활동을 안하거나 다른 정당에서 활동을 하는 일부 의원만 당원 명부에 올린 채, 사실상의 손학규 대표 혼자만 남는 '원외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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