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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영국, 브렉시트 이후 미래관계 놓고 이견… 향후 협상 난망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4 15:57

수정 2020.02.04 15:57

British Prime Minister Boris Johnson outlines his government's negotiating stance with the European Union after Brexit, during a speech at the Old Naval College in Greenwich, in London, Britain February 3, 2020. Frank Augstein/Pool via REUTERS /REUTERS/뉴스1 /사진=
British Prime Minister Boris Johnson outlines his government's negotiating stance with the European Union after Brexit, during a speech at the Old Naval College in Greenwich, in London, Britain February 3, 2020. Frank Augstein/Pool via REUTERS /REUTERS/뉴스1 /사진=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양측의 수장들이 향후 미래 관계 설정을 놓고 설전을 벌이면서 올 한 해 동안 진행될 브렉시트 협상에 먹구름이 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런던 그리니치에 위치한 구 왕립해군대학에서 각국 대사와 기업 최고경영자들(CEO)을 대상으로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무역협정 협상 계획을 소개하는 비전 연설을 했다. '영국의 잠재력 일깨우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진행된 이 행사에서 존슨 총리는 "영국이 경쟁 정책, 보조금, 사회 보호, 환경 등에 관해 EU 규칙을 수용하는 식의 자유무역협정(FTA)은 필요하지 않다"고 향후 EU와의 협상에서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은 이러한 분야에 있어 가장 높은 기준, 여러 면에서 EU보다 더 나은 기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EU와의 조약으로 이를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존슨 총리는 EU와 맺을 무역협정과 관련과 관련해 '캐나다 모델'과 '호주 모델'을 언급했다.

그는 "'딜'이냐 '노 딜'이냐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EU가 캐나다와 체결한 것과 같은 무역관계에 합의하느냐, 아니면 호주와 같은 형태가 될 것인가의 문제이며 어느 쪽을 선택해도 영국은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제시한 캐나다식 무역협정 모델은 농산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지만 세관과 부가가치세 절차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호주식은 세계무역기구(WTO)체제 규정을 기반으로 교역하되 항공 등의 영역에서 느슨한 무역이 가능하도록 합의를 맺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날 EU 측은 이러한 존슨 총리의 제안에 대해 심기가 불편한 입장을 밝히며 영국이 EU로부터 멀어지려할 수록 미래 관계에 대한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U's Brexit negotiator Michel Barnier holds a news conference setting out the European Commission's plans for negotiations with Britain in Brussels, Belgium February 3, 2020. REUTERS//Francois Lenoir /REUTERS/뉴스1 /사진=
EU's Brexit negotiator Michel Barnier holds a news conference setting out the European Commission's plans for negotiations with Britain in Brussels, Belgium February 3, 2020. REUTERS//Francois Lenoir /REUTERS/뉴스1 /사진=
미셸 바르니에 EU 협상 수석대표는 같은 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에 무관세, 무쿼터 등 무역협정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는 영국이 EU 기준을 준수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영국이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갖지 않도록 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노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영국과 EU 간 불협화음의 발생으로 외환시장에서는 파운드화의 가치가 급락했다. BBC는이날 한때 달러·파운드 환율은 1.30% 하락한 1.3033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파운드 환율은 0.98% 떨어진 1.1788유로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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